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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씹덕들 격세지감 느끼라고 올리는 짤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2003년에 나왔다.




아래 누가 '늑향이 올라간 것보다 현대문학이 없는 게 더 충격적이다' 라는 글을 올렸길래 그냥 하는 소린데,


늑향도 라노베 팬덤 기준으로는 충분히 틀딱픽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늑향은 2006년부터 연재 시작)

물론 문학 전체로 보자면 어마어마하게 최근이지만, 라이트노벨 자체가 최근에 생긴 장르다 보니

장르 내부의 인식으로 보자면... 대충 추리소설 팬들이 챈들러에게 가지는 정도의 감정???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




사실 라이트노벨 팬덤에서도, 약간 '연재를 따라간다'와 '독서를 한다'는 서로 다른 행위라고 보면 될 거임

연재를 따라가는 건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 같은 느낌으로, 약간 작가를 응원한다는 느낌으로 따라가는 거라면


굳이 알라딘 중고서점 같은 데서 시대를 풍미한 라노베 전권 지르는 감성은

'이 시대는 이런 소재들을 주로 다뤘구나,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후대에 이렇게 이어진 거였네, 흥미로운데'

같은 관점으로 이리저리 뜯어보는 느낌에 가깝다고 생각함...




사실 그래서, 씹덕 커뮤니티가 왠 갓세계물 이야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당장 앞으로의 전개 예측이라던가, 애니화 발표 이야기에 기뻐하거나, 히로인 팬들끼리 치고받고 싸운다던가 하는

그런 동시대적인 이야기가 할 말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거고.


거기서도 '라노베란 무엇인가' '좋은 라노베란 어떤 라노베인가' 같은 이야기 나오기 시작하면

다들 뭔 비평을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에서부터 시작하듯이 은하영웅전설부터 깔고 시작하는 감이 있음;;

말하자면, 라노베 '독서' 역시 고전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느낌.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가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고,

이 라이트노벨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논하려면, 역시 시간이 좀 지나서야 가능한 거 같더라.


내가 보기엔 현대문학도 비슷한 거 같음,

막말로 한국 문단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들 씹는 건 다들 좋아하지만,

지금 이런 문예사조가 어떤 결실을 거둘 것인가... 같은 이야기는, 성급한 추론이 되기 쉬우니까...

그래서 사람들이 독해의 방향성을 잡기 쉬운 고전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해.

나도 솔직히 현대소설은 도저히 못 읽겠음, 막말로 어케 읽어야 할지 모르겠음;;

ㄹㅇ루다가 내 머릿속에서는 갓세계물이랑 비슷한 의미에서 '이거 뭐임;;' 같은 느낌이야.

동시대성은... 역시 논의하기 힘든 무언가라는 느낌임.




이 연장선상에서, '왜 독갤에 자꾸 씹덕들이 기어들어오느냐' 라는 질문에도

약간 변명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니까 결국 씹덕들 입장에서는 '라노벨 연재 따라가기'와 '라노벨 독서'는 실제로 구별되는 느낌이고,

실제의 씹덕 커뮤니티라는 건 전반적으로 전자를 중심으로 떡밥이 돌아가기 마련임.



결국 고전(?) 라노벨들에 대한 문학적, 역사적 담론 같은 걸 논할 장소를 찾다 보면

라노벨이 아닌 다른 책에 대해서라도, 그런 담론이 활발하게 돌아다니는 커뮤니티로 자연스럽게 유입이 되는 거 같다.

라노벨 가지고 이런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면, 뭐 추리나 SF 쪽으로도 약간 흥미가 있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대충 고전이 많이 읽히는 데는 이유가 있고,

라노벨 팬들이 독갤에 꼬이는 데도 이유가 있는 거 같다...고.






라노벨도 좀 읽고 감상문도 쓰고 싶은데

수업용으로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다...



이젠 보르헤스를 읽으러 가야 해요

하도 명성이 드높다 보니 기대가 된다.




독서 이야기: 

'자유로부터의 도피' 읽다가 '약간 이야기가 낡은 거 같은데?'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2차 세계대전 끝나기도 전에 집필된 걸 읽다가 알았음..



확실히 지금 보기에는 조금 올드해 보이긴 한다만,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 읽었는데, 아마 생애 처음으로 읽어본 2인칭 소설이지 싶은데

이거 번역이 찰진 건지 원문부터가 여성스러운 느낌 잘 살린 건지,

ㄹㅇ 문장으로 ASMR 듣는 기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