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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래에서는 바닷소리가, 이곳에 아직 얄타도 오레안다도 없었던 때에도 울렸고, 지금도 울리고 있고, 우리가 없어진 후에도 똑같이 무심하고 공허하게 울릴 것이다. 어쩌면 바로 이 변화 없음에, 우리 개개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에, 우리의 영원한 구원에 관한, 지상 끊임없는 삶의 움직임에 관한, 완성을 향한 부단한 움직임에 관한 비밀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바다와 산과 구름 넓은 하늘이 펼치는 신비로운 풍경 속에서 여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고 편안하고 매혹적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나란히 앉아, 구로프는 이런 생각을 했다.
어느 겨울 아침에도, 그는 그녀에게 가고 있었다. 도중에 있는 학교까지 바래다주려고 딸과 함께 갔다. 습기 머금은 눈이 펑펑 쏟아졌다. "지금 기온은 3도인데, 그래도 눈이 내리는구나." 구로프가 딸에게 말했다. "하지만 따뜻한 건 땅의 표면이지, 대기의 상층에서는 기온이 전혀 다르단다." "아빠, 그럼 왜 겨울에 천둥이 치지 않아요?" 그것도 설명해주었다. 그는 말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그녀를 만나러 가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아마 앞으로도 알지 못할 것이다. 자신에게는 두 개의 생활이 있다. 하나는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볼 수도 있고 알 수도 있는 그런 공개된, 상대적 진실과 상대적 거짓으로 가득찬, 주위 사람들의 삶과 아주 닮은 그런 생활이다. 다른 하나는 은밀하게 흘러가는 생활이다. 우연히 이상하게 얽힌 어떤 사정에 의해 그에게 소중하고 흥미로우며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그 속에서라면 그가 진실하고 또 자신을 속이지 않아도 되는, 그의 생활의 핵심을 차지하는 그런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징 수 없다.
머리가 이미 세기 시작했다. 최근 갑자기 더 나이 들어 보이고 추해진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손을 얹어 놓은 그녀의 따뜻한 어깨가 떨고 있었다. 아직은 무척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분명히 곧 자신의 삶처럼 시들고 바래질 이 생명에 그는 연민을 느꼈다. 도대체 왜 그녀는 그를 그토록 사랑하는가? 그는 언제나 여자들에게 본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다. 여자들은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상상으로 만들어 놓은, 평생 간절히 원하던 그런 사람으로 그를 사랑했다. 그런데 자신들의 이런 실수를 알아차리고도 그들은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다...(중략)...그런데 지금 그의 머리가 세기 시작한 지금,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며?" 그는 머리를 감싸고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있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때는 새롭고 멋진 생활이 시작될 거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그 끝이 아직 멀고 멀어, 이제야 겨우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시작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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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의 문체는 너무나 자연스러움. 일상을 넘은 일상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어떻게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생각이나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까? 오히려 너무 일상적이고 전형적이어서 당황스러울 정도다. 체호프가 혐오한 것 중 하나가 진부함 이었는데, 우리 스스로 느낄 때 일상은 가장 진부한 것으로 떠올린다, 그런데 체호프는 일상이야 말로 가장 혼란스럽고, 독특하다고 믿은 듯하다. 진부함 속에 숨겨져 있는 너무나 어려우며,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독특하고, 괴롭고, 사랑스러운 그 복합적인 순간을 가장 정확하고 깔끔한 필체로 딱 잡아 융합시키는 그 힘은 그 체호프만의 능력은 너무나 경이롭다. 일상의 영역을 시적으로 나타내고, 글로써 표현한 예술가 안톤 체호프... 가장 어려운 진실을 잡아내는 그 수술가, 삶을 펜으로 개복하고, 병들어버린 듯한 괴로운 나날들을 직시하며, 관찰하여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삶을 보여주는 의사 체호프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선사해준다.
톨스토이가 체호프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난다.
체호프의 글은 붓자국이 서로 아무 관련 없는 것처럼 되는대로 붓을 놀리는 것 같지만 멀리서 보면 명확하고 확실한 그림과 같다.
일상, 그 역시 우리가 겪을 당시에는 너무나 혼란스럽고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인생을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그림이 보이지 않는가? 그 그림은 너무나 명확하지 않는가?
고로 체호프의 시선은 그 직시는 인간의 삶이 지속되는 동안 영원히 나타났고, 나고, 날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 오레안다, 얄타에서 울리는 파도처럼, 바닷물결처럼,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무심히 그 눈짓과 눈빛은 인류의 가슴 속에서 울릴 것이다.
아직도 나보코프가 극찬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안본 독붕이들은 없재? 걍 체호프는 글을 너무 잘쓴다. 안 읽었다면 후딱 읽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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