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인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자살을 전시하고 남들에게 나의 자살을 보여주길 즐기고, "자살은 남들에게 자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야"라고 주장하는 이는 정신병원에 가 보는 게 좋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자살을 마치 대단한, 비연고적인 무언가로 인식하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결국 그들의 맥락을 짚어보면, 사회주의 문학의 강력한 의도성과 세뇌의 향기에 대한 맹목적인 안티테제일 뿐이다.

남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두렵다는 건 그 다음의 변명일 뿐이다.


일단 나는 무가치함에 대한 이야기에 부정적임을 밝힌다.


가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하고 맹목을 제일의 죄악으로 여긴 채 자잘한 것들에만 매달리며 무가치함에 신봉을 보내는 것이 우리 세대의 보편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꼭 가치를 추구해야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또 혹자는 좁혀 예술이 가치 있는 걸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재미만 있어도 되는 거 아니야? 하는 말을 하기도 하고

심하게는 예술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가치가 없었어. 가치없음이 예술과 비예술을 나누는 잣대야!

라는 오스카와일드의 사상에서 자신의 거처를 찾는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도피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이며, 문학에 있어 무가치함의 추구는 모순적이며 그릇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오스카 와일드의 무가치한 예술을 자신의 성경으로 삼지만

정작 그 오스카와일드는 자신의 사상을 증명하기 위해서 예술을 했다.

그는 절대로 무가치함을 추구한 것이 아니다.


그의 예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사람들 인식에 박아넣고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우리 시대에 이러한 관점은 이미 파다하고 우리 시대의 무가치함의 예술가들은 오스카와일드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는 세상에 불을 볼 수 있는 눈을 뜨여줬지만 그 다음의 예술가들은 그저 그 불 속으로 뛰어들기만 할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무가치함의 추구와 무가치함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 또 자신의 예술의 정신을 그것으로 삼는 것은 그저 게으름에 대한 자기위안이다.

삶에 대한 도피며, 독을 퍼뜨리고만 있을 뿐인 것이다.



예술은 무언가를 전달해야한다. 작가 자신이 사회주의 작가들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사상을 집어넣는 게 무엇이 나쁜가?

작가는 주장을 해야한다.

작가는 자신의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작가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저 무가치함도 괜찮다는 자위 뒤에 숨어 입으로 글을 쏟아내고 있음은 그저 자기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무능이고 게으름이다.


무가치함도 괜찮음을 알리기 위해 무가치함을 실천하는 사람과

무가치함에 숨어 권태를 즐기는 이는 차이가 있다.


현대의 무가치에 대한 추구는 이미 닳을 대로 닳아버린, 원래의 의도를 한참 망각해버렸고 그 의도 자체도 우리 세상에 더 이상 의미가 없는 무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