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이 있음


사람이 기분 좋을 땐 뭘 해도 기분이 좋고 나쁠 땐 뭘 해도 나쁘다고


예컨대 세상 어떤 맛집이 논산에 있어도 결국 돌씹는 맛밖에 안나는것처럼


책도 마찬가지


평온하거나 기쁠 때 읽은 책은 무슨 책을 읽어도 흥미로움


반면에 좌절과 우울에 빠져있을 때 읽는 책은 어떤 책을 읽어도 지루하고 늘어지고 따분함


그 법칙에서 예외였던 책이 딱 두권 있었음


하나는 셰익스피어 희곡들


둘은 율리시스


공통점은 굳이 감정이입을 하지 않아도 즐길수 있는 글이라는 거였음


셰익스피어는 문장 자체의 표현이나 묘사 같은게 내용을 몰라도 구조 자체가 굉장히 기발하고


율리시스는 문장마다 흥미로운 고차원 수수께끼가 숨어있고 그걸 소설로 구현한 위대한 문장들로 가득차 있음


다른 책들은 감정이 먼저 문장에 착상하고 그 후에 구조라든지 형식을 읽게 되는데


저 둘 만큼은 구조와 형식에서 비롯되는 쾌감이 선빵을 치고 그 후에 다른 잡다한 걸 신경쓰는 식으로 읽혔음


그런 의미에서 셰익스피어와 율리시스는 정말 궁극적인 의미에서의 위대한 영원불멸의 예술 작품이 아닌가..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