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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서머스케일의 <사악한 소년>이란 책을 읽었다.
빅토리아 시대 웨스트햄에서 선원의 아들로 한살 터울 동생과 함께 사는 13세 로버트군은
어느날 저녁 칼과 망치로 엄마를 죽이고 그 시체를 엄마의 침실에 내버려 둔 채,
(아버지는 당시 대서양 횡단 중이던 화물선에 있었다)
천연덕스럽게도 부모의 시계를 전당포에 맡기고선, 그 돈으로 동생과 크리켓 경기를 보고 다니다.
어머니와 연락이 안 되는 친적들의 신고로 일주일만에 경찰에 체포되었다.
콜롬바인 총기 난사사건에선 언론들이 그 원인을 마릴린 맨슨과 FPS 게임으로 돌렸듯이,
이 때에도 페니 드레드풀이라는 조악하고 선정적인 펄프픽션이
하층계급의 어린이를 괴물로 만들었다고 난리였다.
(하지만 책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을 읽을 뿐이다.)
아무튼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 사건은
과연 친모를 살해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주일간 활개를 치고 다닌 13세 소년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는 정신이상자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아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그런데 사형선고(형사처벌)를 받는다고 한들 당시 관행상 미성년에 초범이라면, 교도소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15년 정도면 가석방이 가능한데.. 한번 들어가면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그래서 평생을 미치광이 소굴에서 미치광이로 사는 것과 사형선고 중 과연 무엇이 더 합당한 처벌인지
또한 과연 당시 범죄자를 수용한 정신병원은 과연 환자들을 어떻게 대우하고 치료했는지
그래서 로버트 군은 어떤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논픽션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법절차가 낯설긴 하지만, 그리고 막 서스펜스 넘치고 박진감 있는 전개는 아니지만,
우리는 과연 사건의 총체적인 사실에 접근할 수 있는지
우리는 피해자를 단지 피해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섣불리 선하다고 판정하는 건 아닌지
그러니까, 결국 보는 관점이 바뀐다면, 얼마나 쉽게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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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