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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보르헤스가 이 소설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진리를 찾아 헤메는 것은 괴롭다' '무한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라는 일종의 시니컬함이나 무한함이라는 개념에 대한 코즈믹 호러보다는, 그냥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무한한 크기의 도서관 자체가 '문학'이라는 세계를 의미하는 것 처럼 느껴짐. 도서관 안에서 살면서, 한 권의 완벽한 책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글을 쓰는 작가들이고. 호르헤스는 어쩌면 바벨의 도서관을 통해서 '문학이란 무엇인가?'의 나름의 정답을 말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함.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의 모든 글들이 있는 무한한 도서관에서, 우연히 그 글과 같은 문자배열을 가지고 있는 책들을 '우연히' 발견하는 것 뿐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끝나고 덧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친듯이 책을 찾아다님. 이 모습이 나는 문학이라는 개념에 매료된 작가들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나는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함. 우리(작가들)가 이 무한한 이 도서관을 돌아다니는 것(글을 쓰는 과정)이 죽음과 영원 앞에서 매우 덧없고 허무한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은 영원히 불을 밝히고 있을 것이고(문학은 영원히 우리들의 등불이 되줄 것이며) 그 사실은 언제나 나를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나는 글을 쓴다는 것이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을 이미 알지만, 나는 영원히 작가로 살아갈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마침 이런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바벨의 도서관을 읽다보면, 마치 이 소설이 인류가 수십년동안 써온 문학이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1부 결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마지막 문장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함. 


My solitude is cheered by that elegant hope. 

내 고독은 이 우아한 희망으로 고무되어있다. 


그냥 호르헤스 단편집 읽다가 밤에 뻘글 한 번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