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재밌다고 느꼈습니다. 등장인물도 별로 없고 서사도 단순해서인지 휙휙 넘어가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모래에 대한 묘사가 정말 일품이었던 거 같습니다. 끊임없이 모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도 매번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몸에 덕지덕지 달라붙는 모래, 움직일 때마다 스스륵 흘러내리는 모래의 피막, 읽기만해도 제가 모래에 파묻힌 것처럼 기분이 불쾌할 정도였어요.
모래는 일상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나무를 썩히고, 입안에서 뭉쳐 씹히는, 어찌하려 해도 어찌할 수 없는 끝없는 물결,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는 지루하고 옹졸한 세상살이, 주인공은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구를 찾았지만 결국 거기서도 마을사람들 계략(?)에 의해 갖혀버리고 탈출시도는 번번히 실패해서 마지막에 가서는 탈출의지마저 사라져버린 무기력한 소시민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요.
솔직히 좀 께름직했습니다. 내심 주인공의 탈출을 바라고 있었는데 그렇게 되어버리다니, 사람은 결국 세상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걸까하고요. 저는 주인공보다 의지가 약해서 아마 사구에 갇힌다면 얼마안가 미쳐버릴거 겉습니다ㅠㅠ
물을 만들어내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까마귀덫, 구덩이 안 생활에서야 정말 희망일지 몰라도 탈출할 기회가 생겼는데도 거기에 집착하는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희망\'은 까마귀덫이 아니라 사람덫이였나 봅니다.
책을 읽은지는 몇년 됐는데 독후감이라던가 단순한 감상평 하나 쓴 적이 없네요. 그래서 그런지 뭔가 글이 엉성하고 유치해보이지만 이해 부탁드립니다ㅠㅠ
아베.. 신조?
좌좀 모래구덩이-한국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