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쟁이-마리우 드 사-카르네이루 씨에게
아편을 하기도 전에 내 영혼은 병들었다.
삶을 느낀다는 건 회복이 되다가도 쇠퇴하고
나는 아편에 의지해 위안을 찾아 나선다
동양으로부터 동쪽인 동양을.
이 선상 생활은 나를 죽일 것이다.
며칠째 머리에서 열이 떠나질 않고
병이 날 정도로 찾아봐도,
이제는 내게 맞는 용수철을 못찾겠다.
천체의 무능과 역설 속에
나는 금빛 홈을 따라 살아간다,
자존심이 내리막인 파도이고
쾌락이 내 악의 신경절(神經節)인 곳에서.
줄기 없는 꽃들이 공중에 핀 정원에서
단두대가 보이는 사이로 내가 통과하는 곳은
재앙의 기계 장치,
가짜 타륜이 달린 톱니바퀴.
세사세공(細絲細工)과 래커로
손수 만들어진 내부-인생을
나는 비틀거리며 통과한다.
선지자를 참수한 칼이
집 안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속죄하는 중이다 조부 한 분이
취미 삼아 저지른 가방 속의 죄를,
내 신경들은 교수대에 가 있고, 항상,
나는 도랑에 빠지듯 아편에 빠졌다.
모르핀의 졸린 손길에
박동하는 투명함 속에 나를 잃고
반짝임들로 수놓은 어느 날 밤,
달이 내 운명처럼 떠오른다.
나, 항상 불량 학생이었던 나는, 지금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나의 인생,
새벽녘의 장뇌(樟腦)를 몰고 가는
배를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구나.
보람 있게 보내던 날들은 가 버렸다.
일해서 얻은 거라곤 피로뿐.
그건 지금 내게 있어 목덜미에서 나를
조르면서 지탱하는 어떤 팔 같은 것.
나도 누구나처럼 어린아이였지.
포르투갈의 어느 시골에서 태어나
영국 사람들을 알게 되었지
내 영어가 완벽하다고 말해 준.
내 시나 소설들이
플롱이나 메르퀴르에서 출판된다면 좋겠지,
하지만 이런 삶이 지속되는 건 불가능하지.
이 여행길에 폭풍마저 없었다면!
선상 생활이란 슬픈 것.
사람들은 때때로 즐기기도 하지만.
독일, 스웨덴 그리고 영국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 봐도
내 생의 고통은 그칠 줄 모른다.
내 생각에 굳이 애를 써 가며
동양에 가고 인도와 중국을 볼 것까진 없었다.
지구는 어디든 비슷하고 조그맣고
사는 방식은 하나뿐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아편을 한다. 그건 일종의 치유책.
나는 이 순간으로부터의 회복기 환자.
사유의 지상층에 거주하면서
인생이 흘러가는 걸 지켜보는 것도 지루하다.
한 대 피운다. 피곤하다. 아, 그러니까, 이 지구상에
굉장히 동쪽이되 아직 서쪽은 아닌 그런 곳이 있다면!
내가 왜 굳이 인도를 방문하러 갔을까,
내 안의 영혼 말고 인도란 건 없는데?
나는 내 유산 때문에 불행한 인간.
집시들이 내 행운을 훔쳐가 버렸다.
어쩌면 죽음의 문턱까지 가도 발견 못 하리
추위로부터 나를 감싸 줄 장소를.
나는 공학을 공부한 척했지.
스코틀랜드에 살았다고. 아일랜드에 가 봤다고.
내 마음은 행복의 문간에서
동냥하고 다니는 작은 할망구.
철선이여, 포트사이드4)로는 가지 말아라!
오른쪽으로 돌려라, 방향은 나도 모르지만.
흡연실에서 어느 공작과 함께 나날을 보낸다 —
프랑스 사기꾼, 장례식 말미에 나타나는 공작.
나는 불만스러운 채 유럽에 돌아온다,
몽유병자 시인이 될 팔자로.
나는 왕정주의자지만 가톨릭 신자는 아니며
강력한 존재들이 되고 싶다.
신앙과 돈이 생긴다면 좋겠지,
내가 본 여러 멋없는 인간들처럼 된다면.
결국은, 지금 여기에서, 나는 그저
아무 배에 탄 일개 승객일 뿐.
내게는 이렇다 할 개성이 없다.
며칠째 단식한 스코틀랜드 영주의
근사한 자태로 승선한
저 어린 사환이 나보다 더 눈에 띈다.
나는 어디에도 머물 수가 없구나. 나의 조국은
내가 없는 그곳. 나는 병들고 허약하다.
배의 승무원이 능글맞다.
스웨덴 여자랑 있는 나를 보고선…… 나머지를 상상한다.
언젠가 배에서 스캔들을 일으키리라, 그저
남들에게 나에 대한 이야깃거리나 줄까 하고.
사는 것도 못 해먹겠다, 그리고 이따금 내 안에 치미는
이 분노들도 필연적이란 생각이 든다.
종일 피우고 마신다,
얼떨떨해지는 미국산 약들을,
아무것도 안 하고도 이미 이렇게 취한 나인데!
내 장미 같은 신경들에게 더 나은 두뇌가 주어지길.
이 구절들을 쓴다. 내게 재능이 있다 해도
거의 느껴지지도 않는 게 불가능한 일 같다!
한 가지 사실은 이 인생이 시골 농가라는 것
섬세한 영혼을 지루하게 만드는.
영국인들은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토록 평정에 걸맞는 인간들도
없다. 우리가 이십5)을 넣으면
그중 하나는 웃는 얼굴로 나온다.
나는 그런 포르투갈인 축에 속한다
인도가 발견되고 난 이후
일자리를 잃어버린. 죽음이란 틀림없는 것.
나는 이 생각을 자주 했다.
인생 그리고 그게 주어진 우리 운명, 지옥에나 가라지!
나는 침대 맡에서도 책 따위는 읽지 않는다.
동양에는 욕지기가 난다. 그건 말아 버리면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멍석.
억지로 아편에 빠져든다.
나더러 이런 인생을 청산하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취침 시간과 식사 시간이
주어진 정직한 영혼들,
망할 것들 같으니! 이것도 결국 질투겠지.
이렇게 신경 쓰는 게 내 죽음일 테니.
보이지 않는 건 원치도 않을 곳으로
나를 데려다줄 배 한 척 없다니!
그래! 똑같은 방식으로 나는 지쳐 버리곤 했지.
저 너머로 갈 수 있게 더 센 아편을 원해
꿈을 꾸기 위해, 나를 끝장내 주고
어느 진흙탕에다 처박아 버릴.
열기! 만약 나한테 있는 이것이 열이 아니라면,
열이 있다는 게 뭐고 어떤 감각인지 나는 모른다.
핵심적인 사실은 내가 병들었다는 것.
친구들, 이 토끼도 끝났어.
밤이 온다. 첫 번째 나팔이 분다
저녁 식사를 위해 차려입도록.
우선 사교 생활부터! 그거야! 그리고 행진하는 거지
목줄에서 벗어날 때까지!
이건 결말이 안 좋기 때문에
(호오!) 피도 보고 총도 나와야지 결국
해결할 방법이 없는
내 안에 있는 이 불안.
누가 날 본다면, 내가 진부하다고 생각하겠지,
나와 내 인생을…… 참! 젊은 친구가……
내 외눈 안경부터가 나를
전형적인 부류에 속하게 만들지.
아 얼마나 많은 영혼이, 나처럼 시키는 대로 하면서,
나처럼 신비주의자일까!
특유의 외투 아래서 나처럼 인생의 공포를
안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겉으로 봤을 때 최소한 나의
내면만큼이라도 흥미로운 사람이라면!
말스트룀6)으로 진입한다, 점점 더 중심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나의 파멸.
쓸모없는 놈. 허나 너무도 정당하게 그럴 만한!
우리가 남들을 멸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 심지어 팔꿈치가 남루한 채로도,
영웅, 미치광이, 저주받은 혹은 아름다운 인간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손을 입에다 가져가서 깊고
아프게 물어뜯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것도 독창적인 소일거리겠군
남들을 즐겁게 해 주는 거지, 건전하다는 족속들을.
저 인도의 꽃 한 송이와도 같은 터무니없음
인도에서 발견하지 못한 그것이, 피어난다
이제 지치기에도 신물 난 나의 뇌 속에서.
신이시여 내 인생을 바꿔 주오 아니면 끝내든가……
여기에 있게 내버려 둬, 이 의자에,
관 속에 나를 집어넣을 때까지.
나는 고위 관료가 되려고 태어났건만,
평정함, 차(茶) 그리고 멍석이 부족했다.
아, 이 바닥의 비밀 문으로 쿵하고 추락해 버려서
땅 구덩이에 묻힌다면 좋으련만!
삶은 나에게 순한 담배 맛.
인생을 피워 버린 것 말고는 평생 한 게 없구나.
결국 내가 바란 그것은 믿음, 평온,
그리고 이런 혼란스런 감각들이 없기를.
신이여 이제 그만 이걸 끝내 주오! 수문을 열어 주오 —
내 영혼의 희극은 이걸로 충분해!
(1914년 3월, 수에즈 운하, 선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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