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중주
가오싱젠, 1996
초여름, 앵두가 맺힌 철.
주말, 시골의 농장, 낡은 방 한 채.
안(安), 나른한 여인.
라오베이(老貝), 이미 늘그막에 접어든 화가.
시시(西西), 경박한 아가씨.
다(達), 또 무엇을 쓸 수 있을지 모르는 중년 작가.
사중주의 하나
라오베이: 그날 오후, 너는 그녀와 함께 화원에 있었고, 햇빛이 꽤 좋다고, 햇빛이 따스하게 어스레하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어려운 문자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네가 햇빛이 따스하게 어스레하다고 말하면, 그녀는 또 다른 말을 써서, 너를 바로잡는 것이 이미 그녀의 기호(嗜好)의 일종이 되었다. 그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온종일 책 한 권만 받들어서, 책 속에서 고른 말을 가지고 너의 머리 위에 씌웠다. 그녀는 책을 쓰고 싶어하는데, 여인이 책을 쓰고 싶어하면 쓰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녀는 쓰고 싶어만 하고, 정말로 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쓰고 싶어하는 여인 하나와 하루종일 함께 있는 것을 여러분께서 한 번 시험해보셔도 무방하리라! 너는 그녀를 모시고 토론해야하고, 반대로 그녀를 시중들어야하지, 그녀가 너를 보살펴서는 안된다. 아녀자의 정서는 하늘의 기질과 똑같다. 네가 그녀에게 한마디를 대들면, 곧 이어서 안색을 바꾼다. 그날 오후, 너는 그녀와 함께, 화원에 있고, 본래 햇빛이 꽤 좋았다 ----
안: 햇빛이 따스하게 어스레하네.
라오베이: 그리고 전쟁도 없고!
안: 뭐라는 거야?
라오베이: 너는 네가 말하는 것이 전쟁이 없다고 말하니, 이 또한 맞지 않나?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면, 너는 어쩔 수 없이 동반해서 웃을 수 밖에. 그녀는 어쨌건 우아한 자태가 변함이 없으니, 당연히, 다시 이십년을 되돌린다면,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 너도 그저 진작에 늘어진 늙은 얼굴만 남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다시 되돌려서, 한 여인이 아직도 아름다운 용모가 있다고 치면, 미간을 단단히 잠그고, 사람이 울화가 치밀면, 너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돌아서서 보지 않은체 해야지.
(초인종이 울린다)
손님들이 왔군! 네가 가서 문을 열어라. 너는 그에게 너의 시골로 와서 주말을 한 번 보내기를 청하고, 물론 여자 친구를 동반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지, 그리고 그는 늘 여자아이를 빠뜨리지 않지, 네 한창 때와 똑같이 연애하고.
안: 안이에요.
다: 다입니다.
시시: 시시에요.
라오베이: 저를 라오베이라고 부르십시오, 여러분보다 다소 늙었습니다.
다: 태양이 정말 좋네!
라오베이: 태양이 따스하게 어스름하니, 너는 곧바로 손님을 바로잡는데, 일깨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못하다. 너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돌리고, 그녀는 다행히도 이미 미간을 편안히 피고, 웃는 얼굴이 서로를 맞이하니, 자연히 그를 향하지, 그 곁의 청춘을 환히 빛내는 꼬마 친구가 아니라. 이러한 각박함은 너무하다고 할 수 밖에 없고, 너 자신도 알고 있으니, 그저 이 나이 때문이고, 또 마침 나이가 더 많기 때문이라, 이 점은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지만 더 있다.
시시: 이 화원은 정말 크네!
라오베이: 풀밭까지 쭉 이어지는 것으로, 이것은 원래 장원(莊園)이어서 말(馬)을 기를 수도 있었다. 여자 아이와 같이, 너는 지금 그저 이렇게 과시할 수 밖에 없다. 잠시후에 너희를 이끌고 어슬렁어슬렁거리다, 그곳에 이미 왔으니, 곧 그것을 안정시키고, 될 수 있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니, 마치 너희가 자기 집에 있는 것과 같다. 먼저 무언가 마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술을 드릴까요 아니면 차를 드릴까요?
다: 잡음이 전혀 없으니 꿀벌의 앵앵 거리는 것도 다 들리네.
라오베이: 지름길로 들어왔으니 고속도로에서 꽤 멉니다.
시시: 다, 봐봐, 이 화원에 뛰쳐들어 목욕할 수도 있어!
라오베이: 모든 면의 유리문은 모두 열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에 햇빛이 곧바로 욕조에 내리 쬐이니, 일광욕을 좋아한다면 말입니다.
시시: 당신의 화실은요, 당신의 그림을 볼 수 있나요?
라오베이: 예, 저기, 마구간이옵니다. 이 문을 들어가면, 당신의 이 말(言)도 없고, 서열도 없습니다. 조금 있다가 너를 이끌고 그림을 보자.
시시: 좋아요. 그럼 너를 라오베이라고 부를게, 정말 우습네.
라오베이: 왜 아니겠나? 늙은 것은 늙은 것일 뿐이고, 살아야 한다면 빨리 살아야지.
다: 정말로 도원경이로군요.
안: 또 어떤 것은 방이기도 해서, 글을 쓰려면, 매우 조용해서,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요.
다: 너도 글을 쓰나?
안: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그런데 쓰면서 놀지.
시시: 정말로 부럽군요! 다, 우리 시골에서 방을 사야겠어.
다: 당연하지, 그런데 살(買) 수 있어야 말이지.
안: 이것은 원래 전혀 비싸지 않았지요, 모두 나중에 그가 스스로 설계하고 공사한 것입니다.
시시: 베스트셀러를 한 권 쓰면 있지 않을까?
다: 삼각이거나 각을 하나 더하거나, 각종 재료를 더 더하거나, 경찰과 도적, 정치 스캔들, 성적 도착증, 이국적 분위기?
안: 모두 색정으로 모이는군.
다: 너는 무엇을 쓰고 있지? 아니면, 무엇을 쓰려고 하고 있지?
안: 나는 그저 나를 쓸 뿐이고, 또 나만이 볼 수 있지.
다: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인가? 일종의 사적인 문학인가?
시시: 다, 사람이 얼마나 소탈하게 사는지 봐!
라오베이: 좋을 술이 있어야겠군! 어떤 친구가 도시에서 와서, 같이 주말을 보내고, 또 눈과 마음을 즐겁게하는 작은 여자와 서로 시중드니, 어찌 취하도록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겠나? 석양은 무한히 아름답고, 다시 말하건대 전쟁도 없으니 인생에서 또 무엇을 구하겠나? 여러분, 무슨 음악을 들으시겠습니까? 완전히 자유롭게 고를 수 있습니다만, 유독 저 소년소녀의 로큰롤만큼은 너와 같은 나이에게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너도 미친 적이 있어서, 자아도취에서 혁명에 이르기까지, 확실하게 말하자면, 예술을 전복하거나 또는 예술의 전복까지 행하지 않은 것이 없다. 마침내, 예술은 결국 예술이고, 혁명은 지금 어디에 있나? 너는 그저 병도 없고 재해도 없는 것을 축하할 뿐이다! 그에게 건배를!
시시: 아, 앵두다!
라오베이: 하지만 아닙니다, 먹고 싶으면 언제나 따세요, 농약을 치진 않았습니다.
시시: 나는 앵두를 먹는게 가장 좋아.
라오베이: 얼마든지 따시되, 여기에는 규구(規矩)가 없군요. 안, 그녀에게 가위를 하나 빌려줘.
시시: 제가 스스로 할게요!
다: 초여름의 오후
라오베이: 주말.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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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싱젠의 부조리극 <주말 사중주>의 첫 10쪽을 번역해봤어.
가오싱젠의 희곡이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은 분은 이걸 참고해봐도 좋을 것 같아.
번역 구리다고 욕박아도 할 말은 없고.
오역이 있을까 심히 두렵네... 오역 발견하면 언제든지 지적해주세요. 바로 고치겠습니다.
<주말 사중주>도 한국어 번역 나오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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