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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매우 인상깊은 첫 문장으로 유명한 이방인을 읽었다.
저 첫 문장부터 설계를 잘한 책이라고 생각이 되는 게, 시작부터 주인공 뫼르소의 성향을 잘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인물은 어머니가 죽은 날짜를 모른다. 매우 의미심장한 문장이다.
또한, 첫 문장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문장들이 짧고, 간결하다. 뿐만 아니라 심리 상태의 설명이 없고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에 집중한다. 구어체의 단순 과거형을 통해, 겉보기에 아무 의식이 없고 무심한 성격을 잘 나타내준다.
내용 측면에서 보자면 1부는 뫼르소의 일상을 얘기한다. 뫼르소는 꿈도 야망도 없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던 중, 양로원에 보내놓은 어머니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게 된다. 뫼르소는 그 불안하고 어지러운 공간 속에서 일종의 방어 기제로 무관심과 비슷한 감정으로 시간을 보낸다. 장례를 마치고 평범하게 사는 도중 전에 호감이 있었던 여자 마리를 만난다. 그 뒤로 친구와 바다를 가서 아랍인 한 명에게 총을 쏘면서 끝이 난다.
2부는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가 감옥에 갇히고 판결 받는 내용이다. 재판을 받으며 뫼르소는 자신을 배제하고 재판하는 듯한 이상한 감정을 겪으며,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보는 재판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결국 그는 사형에 처해지고, 수긍하면서 끝이 난다.
2부 재판에서 검사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며 증거로 삼는 부분은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에게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배심원 여러분, 어머니가 돌아가신 바로 다음 날 이 산삼은 해수욕을 했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고, 희극 영화를 보러 가서 시시덕거렸습니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본인은, 범죄자의 마음으로 자기 어머니를 땅에 묻었다는 이유는 이 사람의 유죄를 주장합니다."
재판 과정을 보면서 뫼르소는 변호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며 검사와 변호사 사이에 논고와 변론이 오가는 동안 피고인인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 재판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나를 빼놓은 채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나의 참여 없이 진행되었다. 나의 의견을 묻는 일 없이 나의 운명이 결정되고 있었다. .....
나는, 그것 또한 나를 사건에서 제쳐 놓고 나를 아무것도 아닌 걸로 취급하는 것이며, 어떤 의미로는 나를 대신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이미 그 법정에서 아득하게 먼 곳에 가 있었던 것 같다.'
뫼르소는 거짓말하는 것을 거부한다. 단순히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행위의 거짓말뿐만 아니라, 감정에 대한 거짓말까지 하지 않는다. 그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다. 가령,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내놓은 이유나, 어머니가 죽고나서의 감정 등 말이다.
사람들은 관례대로의 공식을 원한다. 저지른 뇌를 뉘우치는 모습이 필요하다거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슬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식의 관례라든가. 뫼르소는 이 관례를 굳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때 뫼르소는 완벽하게 이방인이 된다.
사실 그도 감정을 느끼고, 많이 생각한다. 감정 없는 싸이코패스라든가 비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다. 마리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하거나 어머니가 죽었을 때의 알게 모를 여러가지 많은 비유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들은 뫼르소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에 다른 이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장례식을 치르던 날 느꼈던 피곤과 불편함이 무신경함으로 변질된다. 그는 별로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인데 다른 이들은 그가 말이 없고 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뫼르소가 무관심한게 잘못인지, 우리가 무관심한게 잘못인지, 어쩌면 무관심한게 잘못인지 아닌지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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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ㄹㅇ인생책 지금까지 5번은 읽은듯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