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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완독하고 나면 되도록 독후감 비슷한 걸 써볼 거지만,
일단 중간에 드는 생각 몇 줄 남겨봄.
이 작품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는
글 곳곳에서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아래와 같은 '자기 확신'임.
"난 불륜기록처럼 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지금 러시아의 귀족 사회와 국가 전체가 당면한 현안들을 고루 다루고,
그것에 대한 최고 수준의 대안과 방법론까지 다룰 꺼야.
레빈을 통해서는 러시아 농업의 현실과 대책을,
안나와 브론스키를 통해서는 쾌락만 쫒는 사랑의 부질없음을,
미하일로프를 통해서는 바람직한 예술관까지 이야기해야지.
러시아인들은 물론이고 교양있는 유럽의 지식인들 모두
평범한 통속 소설처럼 보이는 작품 속에 가득한
넓으면서도 깊이있는 현안 인식과 해결책에 깜짝 놀랄거야.
결국 내 작품은 지금 이 세상에 분명 바람직한 좋은 자극과 변화를 일으킬 거라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처음에는 비웃었는데, 이쯤되니까 부러워진다.
이런 식으로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은 얼마나 삶이 즐거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문 거리가 아니라 답을 주는 모든 예술가들을 나는 경멸함.
톨스토이는 소설의 신인데 안 되는 게 어딨음?
참을 수 없는 자기확신의 무거움..
이것도 다루고 저것도 다루겠다는 총체성이 근대 소설의 특성이고 (발자크 인간 희극처럼) 그런 과제를 끌어들인 수많은 소설들 가운데 가히 적수가 없는 완성도를 자랑하기에 안나 카레니나가 근대 소설의 금자탑이자 가장 위대한 사회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이죠
문학은 단 하나의 사상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려는게 아니고 삶의 여러 단면이나 사상을 보여주면서 질문을 던지는거임 안나 카레니나도 마찬가지
당장 니가 말한 "안나와 브론스키를 통해서는 쾌락만 쫒는 사랑의 부질없음을 말하려 한다는것도" 톨스토이는 계속 허위와 기만이 안나에 있는가 사교계에 있는가를 의심하게 만들고 마지막쯔음에 돌리가 오히려 안나의 삶을 부러워하며 권태의 삶을 후회하는것 처럼 아이러니와 질문을 계속 던지는데 니 눈에 그게 안보일 뿐임 너가 시야가 좁으니 작가가 교훈만 제시한다고
확신하는거지 ㅇㅇ
5부 중반부까지 읽은 소감임.
ㄹㅇ 돌리가 한 말들만 봐도 부질없음은 전혀 아닌데 - dc App
Nobody takes his utilitarian moralism seriously —V. Nabok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