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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그냥 오래된 책이 아니야.

고전이 발표된 당대부터 이미 새로운 책이었으니까 고전으로 살아남은거야. 

게다가 현 시대에 읽어도 여전히 새로우니까 고전이라고 빨리는 거고. 


중요한 건 소재, 형식, 방법론, 플롯, 작법이 아님. 

작가의 시대를 초월하는 깊이의 통찰이 없는 작품은 절대 고전이 될 수 없음. 


소포클레스, 호메로스 같은 기원전 400년 이상 화석틀딱 아재들 희곡이나 서사시가 고전인 이유는

막장 드라마 등장인물 같은 신으로 의인화한 신화로 다루는 게 전부였던 

당대 인간의 세계와 운명에 대해 당시 수준을 몇 백년은 뛰어넘는 통찰을 보여줬기 때문이고, 


돈 키호테가 고전인 이유도 근대가 채 오기도 전에

독자적 생의 목표를 가지고 현실과 쟁투하는 근대적인 인간형을 그려냈기 때문이고, 


예수나 붓다로 밥벌이하는 종교 노동자나 그들의 무지성 팬클럽은 깔 수 있어도 

그들의 사상 자체는 깔 수 없고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건

예수는 민족신, 전쟁, 대립, 현세 지복주의가 대세이던 당대 종교를 

보편과 사랑으로 확대해 현생 너머를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 인간의 모습을 넓고도 호소력있게 풀어냈고, 

붓다는 아리안 지배층만 행복한 돌고 도는 지옥보다 더 끔찍한 카르마를

계급이고 카스트고 다 좆까고 용맹정진하면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임. 


셰익스피어도 마찬가지. 

일일드라마처럼 소비되던 런던 극장의 통속극을

심원한 주제의식과 새로운 어휘와 적확하고도 아름다운 비유 가득한 대사로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잖아. 

설겆이 끝내고 TV켠 아지매, 아재들 앞에 PTA, 아귀레 신의 분노 같은 수준의 작품을 틀어줬는데 

뇌없이 즐기기도 뇌로 즐기기도 너무 황홀했던 거지. 


홍길동전이나 박지원의 문학도 마찬가지.

답없는 찐조선의 암담함을 비추는 횃불처럼 밝고 뜨거운 글을 썼잖아. 



요즘 김치 문학 중엔 앵간해선 고전이 없고, 앞으로도 나올 가능성이 없는 건

김치 글쟁이들은 저런 시대를 앞선, 하지만 앞으로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공통주제일 영역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고 표현할 능력도, 의지도 없기 때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