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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초심자가 읽으면 "??? 씨발 아무 내용이 없는디요???" 할 수도 있어서 별로 추천하진 않음
장편은 좀 지진부진하다는 평이 많으니 단편 기준으로만 얘기하면, 헤밍웨이는 삶의 장면들을 최대한 간결하게 나타내고자 하는 작가임
그래서 다른 소설들에서는 필수적인 많은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한 쪽에서만 서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디언 마을》같은 단편에서는 주변인들의 심리묘사를 없애고 의사에게만 초점을 맞추면서 사람들이 느꼈을 공포와 결말의 충격을 동시에 거두고 있음
그 외에도 헤밍웨이의 소설에서 특징적인 건 대화문인데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독자에게 제시하는 소설식 대화문이 아니라 의미없는 대명사나 의문문이 남발되는 현실 대화문임
a: 어제 돈까스를 먹었어.
b: 뭐?
a: 돈까스
b: 돈까스가 왜?
a: 맛있었다고
b: 아 그게?
a: 괜찮던데
b: 난 옆에 꺼가 더
a: 오히려 그게 별로였지
b: 에이 아니지
뭐 대충 이런 식으로(써놓고 보니 겉절이 대화문 같네 ㅋㅋㅋ)
그래서《흰 코끼리 같은 언덕》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 과거 같은 정보들을 싹 배제하고 대화만 표현함. 덕분에 무궁한 해석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 되면서 대화만으로도 극을 끌고 가는 독특한 단편이 됐고
《노인과 바다》가 그 중에서도 헤밍웨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이런 배제와 집중의 시도를 형식이 아닌 내용 면에서도 시도했다는 거라 생각함(개인적으로 인간찬가라는 노인과 바다의 보편적인 해석에는 그닥 공감못함)
말 그대로 사회, 이웃, 그리고 자기와 친한 소년까지 배제되도 나서야 자연 한가운데서 드러나는 노인의 참모습과 그 영혼의 광대함 등이 소설의 포인트가 되는 거지
돈키호테 이후로 대부분 소설이 어떤 복잡함 내부를 파고드는 글을 쓰려고 시도했는데 헤밍웨이처럼 멀찍이 떨어져 간결하게 기록한 케이스는 드물다는 점에서 현대의 핵심적인 작가 중 하나가 된 거임. 영향력으로 인해 이젠 모두가 단문 쓰는 세상이 됐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헤밍웨이의 서술은 직관적인 방식의 글쓰기가 아니라 교묘하게 기술이 많이 들어간 텍스트라 초심자가 아무 것도 못 느끼는게 정상인 거 같음. 차라리 입문이면 19세기 초반의 영국, 프랑스 소설들이 낫다고 봄. 묘사 많고 길지만 결국 글로 직관적으로 무언가를 표현했기 때문에 강렬하거든.
따라서 헤밍웨이의 소설은 삶을 파고드는게 아니라 군더더기 없이 그 겉만 표현하는 영화와 같음. 그런데 이제 소리가 꺼진 영화인 거고.
여담으로 헤밍웨이 장편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하나 읽어봣는데 투우, 스페인 뇌절 때문에 정신 읽을 뻔해서 그닥이었음. 헤밍웨이 단편에 스페인 얘기 300 페이지 정도 섞으면 그게 헤밍웨이 장편이다.
간결체는 함축적이니깐 문장의 숨겨진 의미를 찾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읽으면 오히려 독이지
오히려 함축적이라 생각하고 이리저리 고민하다 해설 반복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별로 바람직하진 않은 거 같음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ㅅㅂ 근데 내용 기억이 안나 재독각인가
큭 보이지 않는 서술인가? 그럼 만연체 만렙+보이지 않는 서술 만렙 귀스타브 플로베르는 입문하기에 아주 적절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는 뜻? 아님말고
오히려 헤밍웨이에 비하면 플로베르는 시각적인 부분을 많이 건들지. 실제로 표현만 집중해서 읽어도 건져가는게 플로베르 소설이고.
코렇긴 하지만, 플로베르의 문장은 좀 다른 의미로 어려워서 뭐 파면 팔수록 어렵다고 느끼는건가?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도 스토리는 의도적으로 진부하게 설정한 뒤 스타일과 기법 시점에 모든걸 다 쏟아부은 소설이라 스토리 위주로 읽는 입문자가 읽으면 이게 뭐고할듯 - dc App
그건 이제 만연체라 그냥 읽는데 힘들어서... 나보코프처럼 소설 전체 구조랑 연결짓고 분석하고 하면 더 피곤해지고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도 투우 얘기 박아놨드만 그래도 전쟁 직후의 젊은이들 분위기 잘 표현해놔서 재밌게 읽은듯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