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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예전처럼 책을 들이붓다시피 읽지 못한다.
내가 다른 데 정신팔려 있는 것이 주된 이유일테고,
요즘 읽는 책이 만사를 제쳐두고 최우선 순위를 부여할만큼의 몰입감을 나에게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부차적인 이유일테지만,
또 그렇다고 중간에 덮고선 딴 책으로 넘어가기엔,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 나름 재미도 있고 가치도 있어서 그냥 하루에 조금씩만 깔짝거리면서 읽고 있다.
하지만 그 밖에도, 본의아니게,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어서 약간은 의식적으로 책과의 거리를 약간 두고 있기도 하다.

난 성격이 급하다. 그래서 책도 약간 허겁지겁 읽는 타입니다. 특히 4/5지점 정도에 가면 대체로 이 책을 빨리 떼고 싶어서 더 빨리 책을 읽게 되는 형의 인간이다.
그런데 단순히 취미로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굳이 그렇게 쫒기는 느낌으로 책을 읽을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요즘 든다.
하루빨리 이 책을 끝내고 다른 책을 읽어야지라는 마음가짐에서 좋은 책인거 같은데 매일 조금씩 읽자라는 마인드로의 변화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변화가 물론 내용이 파편화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에겐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독서와 관련한 또 한가지 변화는 팔지 않는 책의 기준이다.
보통은 너무 재밌게, 유익하게 읽어서 재독을 하고 싶은 책을 안 팔고 소장하기 마련인데, 독서 노트를 정리하다 보니까, 오히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거나, 당최 왜 이딴 식의 책을 썼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책도 남겨 놓는 편이, 정작 거의 하고 있지 않지만, 혹시라도 언젠가 재독이라는걸 진짜로 하게 된다면, 오히려 그런 책들에서 재독의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