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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세상은 구할 가치가 없을지도 몰라요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그러니 이건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게 아녜요
비록 그게 세상을 구했지만요
한줄요약
식물과 작은 선의가 세계를 구한다
그토록 고대하던 김초엽 장편소설이다. 김초엽과의 인연은 2020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인지공간”을 상대적 선녀작으로 호평한 것에서부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그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난 이제 김초엽에게 더 기대할 게 없고, 호평할 것도 없다. 감정을 절제하며 리뷰를 쓰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그러니 미리 경고하겠다. 스포일러로 한가득이고, 상당히 고깝게 봤기 때문에 악의적인 해석이라고 여길 수 있다. 자기가 이 작품이 정말 괜찮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눈 감고 스크롤 쭉 내리자.
리뷰 도입부는 정상적으로 썼지만, 포장해서 저렇고, 실상은 굉장히 맥 빠지고 힘없는 소설이다. 프롤로그, 1장 모스바나, 2장 프림 빌리지, 3장 지구 끝의 온실로 구성돼 있는데, 순서대로 과거, 현재, 과거, 현재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심지어 3장 중간에 회상이 껴있어서 분량의 절반이 회상이라고 보면 된다.
줄거리를 제대로 말하기 전에 김초엽의 특징부터 말해야겠다. 안 그러고서야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다. 김초엽의 특징은 문장이 굉장히 평범하다는 것인데, 이 평범함의 수준이 작가치고 평범한 게 아니라 일반인 수준에서 평범하다고 말해야 할 판이다. 문장 수준도 수준이지만 분위기, 연출, 묘사, 그 모든 게 맥아리가 없다. 머릿속으로는 이해하지만 와 닿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수십 페이지 가까이 빌드업을 해야 분위기가 좀 만들어져서 “아 여기서 좀 가슴 찡하라는 거구나.”싶을 정도.
바꿔말해서 김초엽은 강조를 못한다. 힘을 실어주지 못해서 모든 문장, 모든 문단, 모든 흐름과 전개가 거의 엇비슷한 무게를 가지고 있다. 뭐가 중요한지 읽으면서 파악이 안 되니까 전체 이야기가 무슨 흐름으로 나아가는지조차 파악이 안 됐다. 1장 끝무렵(약 100페이지 부근)에 가서야 좀 감이 잡힐 수준이다. 근데 감이 잡히자마자 2장 넘어가면서 과거로 시점 변환하니까 다시 파악해야 했다. 3장 끝무렵(약 300페이지 넘어가서)에 가서야 “아 이걸 위한 거였구나~”하고 납득했다.
프롤로그는 뜬금없는 지명과 나오미, 아마라라는 외국 이름으로 시작하는데, 프롤로그 초장부터 신파극이 잠깐 나오고 얘네가 얼마나 고생하고 절박한지 떠든다. 그리고 제대로 된 설명 하나 없이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고 끝난다. 그리고 1장에 가선 한국으로 시점이 변하면서 얘기를 또 주절주절 한다. 사실 프롤로그랑 본문의 간극을 이용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단이야 익숙한데 위화감이 자꾸만 느껴졌다. 쭉 읽다보니까 깨달았다. 설명을 뭣하나 제대로 한 게 없었다.
지구 끝의 온실은 더스트로 인해 세계가 한 번 멸망했다가 재건된 세계다. 핵심은 더스트랑 재건이다. 바꿔말해서 더스트란 재앙은 이미 끝났다. 이게 현재 시점이다. 근데 그걸 1장에서 얘기를 안 해준다. 프롤로그에서도 안 해준다. 3장에 가서야 더스트 사태가 종식된 거란 걸 깨달았다. 심지어 더스트가 뭔지도 얘기 안 해준다. 그냥 끝내주게 위험한 것 같다. 그리고 3장에 더스트 정체가 나온다.
더스트보다 식물이 더 중요한 건 알겠는데, 더스트에 대한 기초 설명도 없이 200페이지 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그걸로 멸망했다면서 그게 뭔지도 안 알려주는 게 말이냐? 심지어 1장에선 디스어셈블러 어쩌고 떠드는데 처음 읽을 때 그게 뭔지도 몰랐다. 3장 가서야 그게 더스트를 종식시킨 물건이라고 나온다. 그냥 3장에 세계관 설명이 다 나온다. 언제? 책 다 끝나가서.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프롤로그부터 2장까지 봐야 한다는 뜻이다. 장르 소설, 그것도 포스트 아포칼립스로서는 최악이었다. 심지어 제대로 묘사를 해주는 것도 없다. 인지 공간 때부터 느꼈지만, 김초엽은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걸 시각적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다. 읽으면서 상상을 하려고 해도 외부 이미지를 끌어다 쓰는 게 아니면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런 와중에 더 최악인 게 있었으니…….
이 소설의 주제라고 할 만한 게 있다면 “인간은 지랄맞게 이기적이고 세상은 구원받을 가치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런 세상을 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에 대한 얘기는 둘째치고 문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인데, 이게 좀 가관이다. 이기적인 인간, 곧 악역에 해당되는 인물에 군대가 있거든.
김초엽’s 세계의 군인의 업적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더스트에 저항을 가진 내성종 강제로 잡아다가 실험에 동원함 2. 민간인 쏴 죽이고 약탈 3. 돔시티(피난소) 수용인구 꽉 찼다고 들어가고 싶은 사람 학살 4. 암튼 사람들 막 죽임.
이 책의 열렬한 팬은 작중에 나오는 군인들이 아프리카 군대라 당나라 군대라서 그럴 수 있다고 변호할지 모른다. 그래, 그럴 수 있다. 아프리카 군대의 군인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지 나야 알 도리가 없지만 김초엽이 나름 조사해서 썼다면 수긍할 수 있다. 근데 그걸 가지고 살아남은 사람 전체를 “남을 죽이고 살아남은” 이기적인 작자들로 매도하면서 살 가치가 없다, 구원할 가치가 없다는 등 인간혐오 정서를 드러내니 문제다.
군인의 입장에서 군인이 하는 짓이 민간인 학살밖에 없는 소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살인기술이나 배워온다는 모 사이트의 악담이 떠오른다. 재난 상황에서 사람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상황이야 아포칼립스물에서 익숙한 상황이니 이해는 한다만, 그게 하필 군인으로 할 줄은 몰랐다. 심지어 여기엔 ‘남성’도 포함돼 있다. 정확히 말하겠다. 이 소설에서 남자 조연은 두 사람(루단, 장 사장)이 끝이고, 이마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그 외에 언급된 ‘남성’은 한 번도 좋게 묘사된 적이 없다.
2장 프림 빌리지에서는 더스트로부터 살아남은 숲에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죄다 여자다. 죄다 여자인 이유는 3장에 나오는데(그냥 3장부터 읽는 게 호기심건강에 좋다), 그 이유는 김초엽이 친절하게 한 문단’만’ 할애해서 명백하게 보여줬다.
인근 돔 시티들이 연쇄적으로 파국을 맞이했다. 쿠안탄, 무아르, 벤통 지역이 모두 폐허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을을 찾아오는 떠돌이들이 늘어났다. 드물게 남자들이 찾아오거나, 그들이 가족을 데려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묵인했지만 보통은 끝이 좋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 사이의 친밀함을 파고들어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고 떠나려는 이들도, 폐허와는 달리 엄격한 마을의 규칙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수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일종의 보류 기간을 주었고, 때로는 고민 끝에 합류를 거절했다. 거절 앞에서 돌변하는 이들도, 얌전히 떠나다가도 마을의 작물들을 보고 눈이 뒤집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뒤탈의 여지를 남기지 말아야 했다. 지수는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경고의 목적으로 일부러 시체를 장대에 높게 매달았다. -지구 끝의 온실, 299~300p,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2021.
이게 김초엽’s 세계에 남자에 대한 묘사 전부다. 나머지는 ‘남자’로 추정되는 내성종 사냥꾼, 군인들에 대한 묘사인데…… 안 봐도 알지 않은가?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이 소설이 얼마나 불균형하게 짜여지고 쓰였는지 알 것이다. 장르소설로서도, 사상으로서도, 형편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조악하다. 385페이지나 쓴 게 용할 정도다. 물론 그마저 쓸모없는 분량이라고 여겨지는 게 절반이지만.
그 외에도 도무지 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파트가 있는데, 작품 최후반부 감동 파트였다. 대충 프림 빌리지에서 모스바나 원종을 품고 흩어진 사람들이 모스바나를 곳곳에 심었고, 그게 빠른 속도로 지구 전역을 뒤덮으면서 더스트 농도를 낮췄다는 감동스러운 얘기인데……. 문제는 주인공의 설명이다.
“이 데이터는 모스바나의 원종이 출현한 대륙을 가리켜요. 프림 빌리지의 위치인 말레이시아 케퐁 지역이죠.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모스바나가 처음 대규모 군락지를 이뤘어요. 하지만 여기만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온실에서 출발해 세계 곳곳으로 떠났어요. 그리고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이 모스바나 원종은 여러 장소로 퍼져 나가요.”
(중략)
“한 명이 아니었어요. 한 장소도 아니었죠. 온실에서 떠난 이들이 거의 같은 시대에 각자 도착한 곳에서 모스바나를 기르기 시작했어요. 여기가 나오미와 아마라, 당신들이 도착한 지점이죠. 여기는 중국 남부 지역이고요. 또 여기는 독일이고, 이렇게 점으로부터 퍼져 나간 선을 전부 그어보면…… 거의 세계의 전 대륙에 최초의 모스바나들이 심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모스바나들이 그렇게 단기간에 지구를 뒤덮을 수 있었던 것이죠.”
프림 빌리지에서 사람들이 떠날 때 호버카를 타고 떠났다. 문제는 작중에서 호버카에 대한 설정은 아무리 봐도 “대륙 횡단”이나 “대서양 횡단”에 적합하지 않다. 배터리 문제도 있고, 속도 문제도 있다. 그런데 시차 없이 전 대륙에 심어졌다고? 중국 남부랑 아메리카, 독일에 도착할 때까지 아프리카 쪽에서 기다려준 게 아니면 말이 안 된다. 지구가 경부 고속도로로 연결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작은 것도 아닌데 마땅한 설명 없이 어물쩍 넘어갔다.
막판에 와서 괜한 걸 가지고 태클 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건 굉장히 중요한 파트다. 저렇게 지구 전역에 모스바나가 퍼진 덕에 더스트 사태가 종식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걸 지금 납득할 수 있는 설명 하나 없이 넘어갔다. 그냥 감동받고 훈훈하게 코 한 번 쓰윽해주면 끝난다는 건가? 호버카를 어떻게 마개조했는지 설명 한 줄이라도 있었으면 내가 이렇게 태클 안 걸었다. 대륙은 그렇다 쳐도 대서양은 어떻게 건넌 거야? 더스트 사태엔 아메리카 대륙이 아틀란티스가 돼서 대륙 취급도 안 해줬나? 따지면 아프리카 정반대인 호주는?
하다 못해 시차가 한 달이라도 걸렸으면 빡세게 넘어갔겠구나 생각하는데……. 뭐, 굳이 더 따져봤자 의미가 없다. 김초엽이 고증한 건 말레이시아와 에티오피아 지명, 그리고 식물에 대한 학술 지식이 전부니까. 그렇다고 식물 지식을 엄청 잘 활용한 것도 아니다. 천성 문과가 읽어도 이해에 무리가 하나도 없고, 학술 용어 나오는 파트가 한두 페이지라 모르고 넘어가도 이해에 전혀 지장이 없다. 솔직히 이정도 수준으로 고증한 거면 논문이 아니라 나무위키 뒤졌어도 할 만한 것 같다. 뒤에 있는 참고문헌의 가치가 아까웠다.
SF로서도 엉망이야, 포스트 아포칼립스로선 최악이야, 노골적인 사상은 끔찍해, 문장은 형편없어, 묘사는 부실해, 연출은 조악해, 분위기는 신파야, 주제는 설득이 안 돼……. 재미가 있을 수 있나?
진짜 있는 실망 없는 실망 온갖 실망 끝에 내가 대체 뭘 기대한 건가 싶었다. 나는 이게 밀리에 선공개 하고 퇴고한 뒤에 내놨다는 게 제일 신기하다. 그냥 밑천 다 보였다 싶다.
이번에 새로 소설집 냈던데 그건 누가 알아서 어련히 읽고 리뷰해주겠지. 난 이제 안 하련다. 이런 걸 K-SF라 할 바에 그냥 없다고 하는 게 나을 듯.
??? : (울먹) K-SF는 원래 이렇게 쓴단 말입니다!
내용 전개 흐름에 대해선 얘기를 안 했는데 그냥 과거 회상하기 위한 서사라 큰 의미 없는 듯.
우빛갈없이랑 비교하면 어떰 ?
소설집이랑 비교하면 차라리 몇 개만 골라 읽을 수 있는 우빛갈이 나음. 근데 우빛갈에도 최악이 있어서... 그냥 솔직히 김초엽 역량이 우빛갈이나 온실이나 크게 다를 바 없음. 단편 어저기로 늘린 느낌?
우리 조상님들 다 강간범 살인자들 인육 섭취자들인데 한국여자작가들은 그걸 인정안하나 사람이 살려면 뭔짓을 못하겠냐 그것때문에 구원 받을 가치가없다고 생각하면 애들이 진짜 구원 받을가치가없는애들임. ㅋㅋㅋ
그리고 재이과과맞는지도 의심스러운개 어떻게 시차가 없냐 ㅋㅋㅋ 거기다 식물? ㅋㅋㅋ진짜
너무 편향적으로 고증함.......
맞춤법 실화냐
김초엽만큼 과대평가된 작가없음 우빛속은 표지, 사진, 홍보빨로 떴으나 이후 작품은 그만큼 절대 팔릴 일 없다고 봄
그렇다기엔 잘나가던데
글을 못 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건 죄악이 아닌데.. 문제는 본인 스스로 작가라고 나대는 꼬락서니가 영 거슬린다는거지..
글 못 쓰는 걸 띄워주는 쪽도 문제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필력 실화냐?
김초엽 필력은 진짜 아니야......
한국 문학의 눈부신 미래 김초엽이 이 정도라니......!
눈 부심(br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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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송해여 째송해여 째송해여
똥을 먹고 왜 똥 맛이 나냐고 따져도... ㅠㅠ
그치만 똥 먹고 카레맛 난다고 할 수 없짜나...
ㄹㅇㅋㅋ
독갤의 똥믈리에는 이제 잠시 휴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