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한정지어서 말하려다가 소설을 비롯한 '서사'를 가진 매체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게 아닌가 싶어서 대충 말함.
재미라는 요소를 은근히 무시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독서무용론이라든지),
사실 문학에서 '재미'가 가지는 역할은 단순명쾌한 것 같다. 주제에 대한 호감작이다. 여기서 재미는 말 그대로 모든 종류의 재미를 말한다. 읽는 독자가 재미를 느끼기만 한다면, 그 문학이 품고 있는 주제에 대해 호의적일 여지가 많아진다는 거다.
물론 재미 자체가 주제를 옹호하거나, 설득력을 부여해주지는 않는다. 재밌다고 해서 소설의 주제에 동의하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일방적으로 나쁘게 생각하지 않게 한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재미가 있다는 건 작품이 괜찮다는 거라 설득력 또한 보장이 되는 것 같다. 재미를 느낀다면 '불편함'을 느끼는 게 덜하다는 거니까.
2021 젊작상 리뷰 돌아보면서 재미에 대해 쓴 의견에 한 번 더 공감했음. 재미가 있어야 뭐라도 된다. 보다 더 많은 독자에게 어필하고 싶다면 재미가 보장되어야 한다. 물론 그 재미는 작가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답도 없는 영역이다만......
나도 이방인은 개노잼이라 이방인 주제고 나발이고 별로 안 좋게 읽었는데, 지하수기는 재미는 좀 있어서 그나마 덜했음. 재미 보장인 장미의 이름은 참 골똘히 고민하게 만들었던 거 보면 재미가 문학과 서사에 미치는 힘은 생각보다 강력한 것 같다.
그래서 재밌는 책 추천 좀. 국내외 가리지 않음. 씹덕 빼고.
재미가 중요하긴 하지. 근데 가끔 재미의 차이도 고려 안하고 노잼=개쓰레기=고전 이러는 애들은 한숨 나온다. 마찬가지로 분석=재미 없으니 하는 발버둥 거리는 애들도 한숨 나오고
참 애매한 것 같음. 난 분석은 재미와 관계없이 하는 거라 재밌으면 왜 재밌는지, 재미없으면 왜 재미없는지 따지는 과정이거든.
자기가 느끼는 재미의 영역 너머를 존중해줄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 듯.
최근에 읽은 것 중 가장 재미있었던 건 <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