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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는 행동의 우스움에서 해학을 설명하고 그 이면의 비판에 대해서 풍자를 설명하는데
그래서인지 바보들 나와서 으헤헤 하면 해학이라 생각하고 악의를 숨기지도 않고 툭툭 뱉는 걸 풍자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난 이게 좆같다
김유정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잔인하다. 물리적인 의미로 ㅇㅇ. 이걸 끔찍하게 그려냈으면 비극일 것이다.
하지만 그 비극 속에서 어떤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길러 내 아름다움을 부여한다면 그건 서정시일 것이다.
그리그 그 아름다움과 끔직함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머를 만들어낸다면 거기서 소설이 시작된다
김유정은 여기서 웃기도 미안한 상황들을 만들어냄. 웃기엔 돈 때문에 누군가의 발목에서 피가 철철 흐르며 누군가는 강간 당하는 그런 상황
근대화 되기 전의 나라라 그런지 가리는 거 없이 막나감. 서양 소설처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적 가치 뭐 순결의 소중함, 생명의 고귀함, 잔혹함의 거세 이런 거 없다. 걍 동물의 왕국임
그럼에도 독자는 웃을 수 밖에 없는게, 주변은 너무 평화롭고 자연은 아름답고 새들은 지저쥐고 이런 날에 등장인물들은 너무 멍청함. 희극의 주인공들이 비극을 상연 중임.
시대의 불행? 빈곤의 고달픔? 여기선 그런게 싹 사라진다.
여기서 웃겨...? 와 씨... 근데 웃기네 ㅋㅋㅋㅋㅋ ㅅㅂ ㅋㅋㅋㅋㅋ 싶은 생각이 드는게 진짜 해학이 아닐까? 그냥 바보들의 웃긴 장난이 아니라.
사실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들은 순한 맛이라 이런 해학이 별로 돋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낙비, 금, 솥 같은 초기작이 그 수위와 저질성 면에서 꽤 높은 편이기에 해학이 확실하게 다가오는 거 같음
거기다 비판? 돌려까기? 그런 저질 풍자도 아니다. 악의 하나없는 작가의 순수한 시각이 보일 정도다
웃음으로 힘든 걸 이겨내보자~ 이런 것도 아니고 돌려까는데 대놓고 까면 미안하니 웃기게 해보자~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처절한 삶을 웃기게 만들어버려 읽는 사람도 당황할 거 같은 그런 거임
진짜 김유정은 사이코가 틀림없다. 그리고 그 광기가 너무 우스움을 가득 머금고 소설로 나와버렸다.
김유정이 죽기 전에 미완성 장편 세 편만 남겼으면 조선의 카프카가 됐을 거시야....
얘 겨울배가 맛있단다
"필승이"가 김유정의 유고, 유품 일체를 유족들에게서 전달받아 후에 그대로 갖고 월북함으로써 진정한 비극을 완성한 작가...... 그 유고들이 다 어찌 됐을지 ㅠㅜ
확실히 아이러니스트로서의 김유정은 한국 문학사 최고의 재능.
아 그럼 지금 있는 김유정 전집은 니세모노인가...
아마 완성된 소설들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100퍼센트는 아니어도 거의 전부일 듯? 작품을 쌓아두는 작가가 아니라 미친 듯이 남은 생명력을 쥐어짜는 집필을 했기 때문에..... 문제는 미완성 작품, 편지, 일기, 사진 등등의 유고와, 유품이 전부 사라짐
봄과 따라지, 떡, 소나기 - 이렇게 세 편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음. 특히 봄과 따라지의 그 경쾌한 문체는 따를 자가 없다고 생각함. 김유정은 고민을 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냥 당장 입에 풀칠하려고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뚝딱 작품이 완성되는 사람이었음, 작품 구상도 없었고, 창작의 고통이나 고뇌도 없었고, 다 쓰고 난 다음 퇴고도 없었음. 애초부터 장편을 쓸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