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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한국 문학 작품 중 첫 문장이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
젊은 연인 (실은 피가 섞이지 않은 오누이) 간의 금단의 미묘한 연애감정을 단 한 문장으로 무척 생생하게 만들어버림.
무려 1960년 사상계에 실린 작품인데, 이후 60년 동안 단 한 문장만으로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이런 케이스는 다시 없음.
강신재 - [젊은 느티나무]라는 작품은 오늘날 문학 환경에 대하여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하는 케이스임
1. 현재 이 작품이 신춘문예에 투고된다면?
- 당연히 낙방. 제대로 된 문학이라고 생각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음
-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경쾌한 맛까지 있는 문체는 현재 문창과를 위한 신춘문예용 작법과 어울리지 않음
- 한국어 구사가 대단히 능숙하고 아름답지만, 금단의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심사위원들의 분노를 살 수 있음
2. 현재 이 작품이 종합시사잡지 또는 문예지 등에 발표 가능할 지?
- 오누이 간의 연애 감정을 다루기 때문에, 중앙언론사에서 발간하는 종합시사잡지에는 게재 불가능
=> 하지만 1960년대 사상계에선 게재가 가능했음. 김성한 바비도는 무려 사상계에 실려서 동인문학상을 수상함
=> 1960 년대 문단이 지금보다 훨씬 더 유연했고, 좋은 작품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안목이 있었음
3. 첫 문장만으로 전설이 되었는데, 미묘한 연애 감정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작품이 다시 나오기 어려움
- 미시마 유키오의 [파도 소리]는 작품 전체가 건강한 연애를 싱그러운 젊음과 더불어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는데,
한국 문학 중 [젊은 느티나무]처럼 (금단의 연애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아름답게 묘사된 작품은 거의 없음
- 좋은 작품이란 소재가 자극적인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써 내느냐의 문제라는 어쩌면 당연한 진리를 다시 생각하게 함
이제 세상이 바뀌어 아름다운 문장과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들은 순문학계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재능 있는 작가 지망생들은 돈이 되고 대중들과 소통 가능한 웹소설, 드라마 쪽으로 몰려가 버렸으며,
문예지와 신춘문예라는 좁은 물은 문창과 출신들의 게토가 되어서 그저 고여 있으면서 차츰 말라가고 있음.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가 Top 레벨 잡지에 게재되어 당대의 초 화제작이 되었던 1960년의 상황은, 이제 재현 불가능함
진짜 명작중에 명작이지. 고딩 때 보고, 한참 지나서 나이들고 다시 읽어도 재밌었던 소설.
나도 고딩때 문학시간에 알게됐는데 진짜 대단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