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엄청 재밌었다. 놀라운 흡입력을 갖춘 소설이었다.

소설은 일본 제국이 패망하지 않고 미국과 함께 공산권을 저지하는 라인을 갖춘 만약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썼다. 이런 것을 대체역사물이라 한다더라. 일종의 sf.

이 세계에서의 일본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명실상부한 세계 3위의 강대국이다.. 그리고 조선은 완전히 소멸하여 일본의 한 지방이 되어버렸다. 일본의 강력한 동화정책으로 조선어를 기억하는 사람도 없고 조선 이름을 가진 사람도 없고 조선 역사나 그 정부를 기억하는 사람도 없다. 부산은 한자를 일본식으로 읽어 가마야마 라고 한다는 식이다.

주인공인 기노시다 히데요가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식민 조선의 엘리트 조선인으로서 서울대를 나와 금속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영어를 잘해서 미국 회사와의 업무를 도맡은 인재이다. 사내에서 일도 잘하고 평판도 좋고 부하들도 잘 키워서 아래로부터의 인기도 좋다. 마치 미생의 오부장을 보는 것 같은 캐릭터였다. 그러나 조선인 신분이 족쇄가 되어 슬프게 살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차별과 더불어 셀프 검열을 늘상 하는 슬픈 모양새다. 소설은 기노시다의 일상을 찬찬히 그려내는데 완전히 새로 만든 세계관인데도 중후반부까지 그리 큰 위화감은 들지 않았다.

제국의 2등 신민으로 살아간다는 설움과 차별을 날카롭게 묘사한 부분들이 일품이었다.. 비록 마무리가 아쉽긴 했지만.

아무튼 재밌으니까 한번 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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