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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카와 상을 나랑 동갑인 여자애가 탔다고 해서
한 번은 보려고 벼르고 있던 책
계속 돈에 쪼들리다 얼마 전에 알바비가 들어와서 겨우 샀다
책 속지에 작가 친필 글씨가 있었다
"최애"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라고 한다
우리말 글씨는 꼭 중학교 여자 국어선생님 글씨 같다
제목만 봤을 때에는 "최애"가 논란에 휩싸여 나락으로 빠져드는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 뭐 이런 건 줄 알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대충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무엇하나 잘 하는 거 없던 여자 주인공 아카리가
남자 아이돌 하나에 빠져 들면서 삶의 활력을 얻었지만
(근데 내가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덕질을 하면서 점점 인생이 수렁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 같았다)
남자 아이돌이 폭행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결국 어느 여자와의 결혼으로 연예계를 은퇴하기 되어
변화하게 되는 아카리의 심정과 주변 상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도 근본은 씹덕이기 때문에 아카리의 심정은 이해가 되었다
특히 아카리가 말하는 "저 아이돌이 날 알아 주는 건 오히려 바라지 않고 무대와 객석의 이 거리감이 좋다"는 말은 더욱 와닿았다
그런 내 개인적인 경험이 자꾸 겹쳐서
아무리 생각해도 일반적이지 않은 감상이 나온 것 같다
나는 아카리에 있어서 "덕질"이 현실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읽혔다
아카리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는 소질이 없었으며 운동을 잘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녀의 삶은 "노력해도 무엇하나 되는 것 없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전이 없는 인생이었다
(물론 정말 무엇인가 하나가 될 정도로 노력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런 삶에서 눈을 돌리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덕질"로 읽혔다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주인공이 망상을 함으로써 자신의 답답한 삶을 잊듯이
아카리는 잘생긴 남자와 대리 유사연애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눈 앞의 현실을 잊기 위해 아이돌에 열중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점점 쌓이는 아이돌 굿즈와 늘어가는 블로그의 조회수와는 반대로 아카리의 인생은 점점 수렁에 빠져 간다
그러다가 좋아하던 아이돌이 사랑하는 여자와 당당하게 결혼을 해 새 인생을 사는 것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빨간 약을 먹은 것 같이
아카리가 현실을 깨닫는 것으로 느껴졌다
마지막 결말 부분에 방 안에 햇살이 내리쬐며
아카리의 망가진 생활을 보여주는 방안 곳곳을 비추고
"이족보행은 버거우니까 네 발로라도 살아가야지"
라고 다짐하는 모습은
어쨌든 자신만의 방법으로 수렁에서 일어나려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궁창 인생을 살다가 그대로 고꾸라지거나 조금이라다 일어 서는 이야기는 아주 예전부터 볼 수 있던 서사이지만
레이와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시각에서
여태 깊게 다뤄진 적 없는 "오타쿠"의 삶을 자세히 묘사한 것과
사춘기 여고생의 심정을 섬세하게 묘사했기에
좋은 평가를 얻어 아쿠타카와상 까지 수상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그리고 번역가를 이소담 씨가 맡으셨던데
자세한 이력을 알 수 없었지만
주제가 주제인 만큼 역자분께서 많은 고민을 많이 하신 게 보여서 더 좋았다
감상 끝!
나 이거 읽으려고 빌려놨는데 77.7퍼센트 정도 기대주ㅇ
굿
난 이거 재미는 있었는데 상 탈 만큼인가는 좀 의문이더라 - dc App
작품도 작품이지만 작가 포텐을 보고 준 것 같은 느낌도 듦
아이돌 오덕으로서 꼭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