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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애매한 감이 있다. 책 제목 그대로, <메인스트림>은 현대 주류 문화가 어떻게 발전하거나 퍼져나가고, 현재 어떤 곳들에서 어떤 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생각 이상으로 범주가 넓어서, 당연하게도 메인스트림 문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문화에 가장 많은 분량을 투자하면서도 수많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문화권에서 새롭게 싹트는 주류 문화에 주목하고 나머지 분량을 충분히 할애한다. 이 모든 글들이 저자의 실제 취재 경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생각해봤을 때, 이 압도적인 서술 범위는 참 놀랄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참 애매한 감이 있다.


심각한 문제라기보다는 이 주제의 본질적인 문제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메인스트림>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 문화를 다루는 부분인데, 어떻게 해서 미국에서 이런 세계적으로 많이 팔려 나가는 문화가 만들어졌고 그 문화 자체의 내용 뿐 아니라 판매 및 접근 전략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서술하는 것을 보면 그 기나긴 경쟁과 미국 특유의 풍족한 환경, 그리고 어느 정도 초강대국과 자본의 헤게모니의 강압을 바탕으로 미국의 주류 문화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나머지 부분은 기실 어느 정도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이 강대한 미국 주류 문화의 영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며 자기들의 독자적인 문화를 내세우는 다양한 문화권들. '보호'가 이 부분의 핵심이다. 다른 핵심은 수다.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미국의 할리우드/음반사/여타 주류 문화 컨텐츠 생산자들은 A 문화권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 실패했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만들거든요. 알다시피, 모든 사람들이 꼭 미국인이 되고 싶어하는 건 아니에요." A 문화권의 종사자 B씨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 B와 같은 사람들의 역할은, 잘 팔리는 미국 문화를 어떻게 A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잘 가공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사정이 늘 예전과 같지는 않다. 젊은 국민들은 보다 더 직접적으로 미국 문화에 맞닿아 있고, 실제로 이 컨텐츠를 직접 향유하려 한다. 앞으로 A 문화권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왜 애매하다고 하는지 이해했으리라 믿는다. 문화의 충돌, 문화 전쟁, 하는 거창한 말이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사실 과연 얼마나 그렇게나 전쟁이라고 할만큼 흥미진진한 것인지 영 공감이 가질 않는다. 게다가 양의 문제도 있는데, 이 다양한 주류 문화들은 기실 양의 문제로 따지면 여전히 미국 문화에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책이 나온 시점의 이야기이니 현재는 그렇지 않겠지만, 발리우드의 영향력을 이야기하면서도 벌어들인 돈의 규모를 따져보면 몇십배는 넘는 차이가 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책 말미에 언급하는 유럽 문화의 고사 현상은 굳이 이야기할 것도 없다. 기대한 것에 비해 그저 뻔한 이야기들로 가득했다고 해야 할까?


P. S. 한국을 미국의 51번째 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국가라고 외국인이 언급하는 걸 보고 약간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 안에서만 이야기하는 주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