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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언급도 한 적 없고 친분도 없을 테고(애초에 시대가 조금 차이나니) 한 쪽은 감각적 예술을 찬미하고 다른 쪽은 삶에 대한 사유에 집중하지만


둘 다 러시아에 혼나서 도망갔고

둘 다 카프카, 플로베르, 톨스토이를 빨고

둘 다 소설 자체의 가능성을 믿으며 그것의 한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봤고

둘 다 소설과 정치의 결합에 대해 비난하며 오웰을 깠고


같은 소설을 봐도 한 쪽에서는 그 소설의 구성적 완벽함, 문체가 보여주는 감각적 울림, 어휘 선택에서 오는 세부적 디테일, 추상적이고 절대적이며 저 너머에 있는 아름다움을 찬미하지만

반대 쪽에서는 그 소설을 통해 볼 수 있는 현실 이면의 진실과 인간의 삶 자체에 내재된, 소설이 아니고서는 환원할 수 없는 영역, 인간이 실존하며 서 있는 그 지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은유를 설명해도 한 쪽은 그 은유가 얼마나 현실을 아름답게 표현했느냐를 얘기하는데 다른 쪽은 그 은유가 현실을 왜곡함으로써 동시에 얼마나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냐 말하고


재밌는 점은 돈키호테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이던데 아마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는 여기서 나온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