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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어찌보면 로맨스에 제인에어를 더한 것 같다. 주인공의 욕망은--그것은 표면적으론 토미인데-- 2부에서 가장 강렬히 선망되나 3부에서야 실현된다. 정작 3부에서의 토미와의 섹스는 밋밋하고 초라하게 느껴지며, 감정이 제거된듯한 객관적인 묘사로 이루어진다. 또한 토미는 기증이 끝난, 마치 제인에어에서 대화재를 겪은 로채스터와 같은, 불구의 상태에서야 캐시에게 올 수 있었다. 결국 캐시는 토미와 함께했음에도 소설이 끝날때까지 토미의 환상을 간직하며, 영원히 표상으로 못이룬 토미와의 사랑을 선망할 수 있는 것이다. 3부의 토미는 캐시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진실한 사랑이기라기 보다는 그것이 부재한 흔적이다. 이렇게 보자면 이 소설은 진부해 보이기 까지 하다. 토미가 너무 평면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있는 소설이라 생각한다 hailsham(거짓찬미) 에서 학생들은 무언가를 지연시키고 상상할 능력을 지녔는데, 이 지연은 기증이라는 필연적인 현실에 무너지게 된다.이는 마치 누구나 어렸을때 가졌단 꿈을 생계 또는 현실을 위해 타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를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토미의 이론은 더욱더 와닿는다. 토미가 말하는 "진실한 사랑"을 그림으로 증명하면 기증을 유보 할 수 있다는 이론은, 마치 꿈을 간직하면 장기기증, 즉 나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경험을 유보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린다. 한편으로 꿈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의 소명적 사랑을 증명하는데 실패한다는 것이기도 하며, 이것이 곧 장기를 기증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다.
친구가 이 소설을 좋아했는데 왜 좋아했는지 알것 같다. 자신을 사랑을 잃는다는 것--그것은 연애의 사랑인 토미이기도 하고 소명적 사랑인 작품내의 art이기도 한데--을 잘 숨겨냈다. 그래서 그렇게 강렬한 꿈을 가졌던 사람이어야 이 소설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것 같다. 나는 그 상실감을 상상정도 밖에 못하는듯 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애틋하거나 강렬한 부분은 아니지만 여기가 제일 좋았다.
유보된 꿈은 어떻게 되는가?
오래전에 읽어서 확실하진 않은데, 그런 후에 마지막 캐시가 도로에서 잠시 내렸다 다시 떠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되게 여운 남더라..이시구로가 확실히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한 여운을 진짜 잘 활용함
한개의 소설을 분할시켜서 여러개의 기억을 만들고 독자가 함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인상을 받음. 여성인물한테 공감을 절실히 못해서 그 여운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는데 그런게 느껴진다는게 너무 부럽다...
그런 기법이나 여운은 동작가의 '남아있는 나날'에서도 잘 드러남
비슷한 제목의 빌 에반스 곡도 있었던 것 같은데.
영화속 마지막 장면은 되게 여운남았었는데 소설은 그닥이었음 분명 같은장면이었는데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