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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김훈 소설 『남한산성』이 원작이지요.
네, 맞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 남한산성에 출연한 ‘최명길’ 평전입니다.
최명길은 어린 나이에 급제해 탄탄대로를 달립니다. 다만 병약한 몸이 발목을 잡지요.
심지어 예비 장인-장모조차 “저렇게 골골대는 놈에게 내 딸을 주기 싫다”고 역정을 냈을 정도지요.
그는 조선선비로서는 특이하게 ‘양명학’을 깊게 공부하며, 기존의 유학자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습니다. 명분보다 실리를 더 중시여기는 태도를 갖게 돼죠.
더군다나 최명길의 아버지는 문관임에도 명나라의 명장 척계광의 책을 보고 전차(戰車)를 운영할 정도로 실용에 대한 의지가 강했었죠. 최명길은 그런 아버지를 본받았습니다.
광해군 시절 인조반정을 설계하고 성공시킨 이가 바로 최명길입니다. 또한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에 들어갈 때까지 시간을 끈 이도 최명길입니다.
모두가 다 결사항전을 외칠 때ㅡ특히 김상헌ㅡ화친하자고, 항복하자고, 목숨을 건지자고 한 이도 최명길입니다. 최명길이 홍타이지에게 화친을 청하는 국서를 써오자 김상헌은 국서를 북북 찢어버리고 통곡했습니다.
최명길은 찢어져 흩어진 문서를 주워서 다시 맞추며 “국서를 찢는 사람이 없어서도 안 되지만 국서를 주워 맞추는 사람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국서를 손으로 꿰어 맞추는 최명길의 속은 어땠을까요.
화친을 택해 사직을 보존하고 국토의 유린을 막은 최명길은 만고의 역적으로 전락했습니다. 최명길은 ‘진회보다 더한 만고의 간신’이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진회는 남송 시절 여진족 금과 화친을 주도하고, 그 과정에서 명장 악비까지 살해했던 이로, 간신 중의 간신으로 불립니다.
끝까지 싸우자며 지조를 지킨(?) 김상헌은 두고두고 칭송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병자호란이 끝난 후 이식은 진실을 말합니다.
“김상헌이 남한산성에서 곧바로 귀향한 것은 지조 높은 행동이었지만, 그 또한 최명길이 열었던 문을 통해 나갔다.”
박세당 또한 “조선 사람들이 편히 잠자리에 들고 자손을 보전한 것이 모두 최명길 덕분”이라고 평했습니다.
최명길은 청과 화친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청이 물러간 뒤 명에 사람을 보내 ‘어쩔 수 없이’ 항복했다고 전합니다. 혹시 청이 망하고 명이 다시 흥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험 차원에서 한 행동이지요. 약소국의 관료였지만 최명길의 사리판단은 그처럼 명민했고, 유연했습니다.
21세기 한국을 다시 봅니다. 명분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실리를 앞설까요? 이상주의를 외칠 수 있지만, 그것이 현실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이 책 『최명길 평전』을 추천합니다.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발을 구르게 되는, 참으로 대단한 책입니다.
이런 인물이 지금도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유능한 인물이었음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복이 있다면...
코걸이 귀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