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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이라함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조선후기 연구자들에게 가장 관심있는 주제였다. 일제의 식민사관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던 초기의 한국사학계에서 주자학에서 벗어난 새로운 학문 풍조였던 실학은 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이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많은 연구자들에게 인식되었다.


연구성과가 축적된 2000년대 이후에 실학에 대한 연구성과가 축적되면서 실학의 근대성과 반주자학적 성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실학을 부정하는 연구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후기를 연구하는 각 분야의 학자들은 실학의 성격을 재정의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김문식 교수 같은 경우에는 주자학과 경서 연구에서 실학의 개념을 찾고자 하였으며, 구만욱은 과학기술과 자연관의 측면에서 기존의 번통적 자연관과의 대비를 시도하였다. 고동환은 전통적인 견해에서 조선후기 한양의 상공업 발달과 실학의 관계를 찾고자 했다.


이처럼 이 책에는 많은 연구자들의 실학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를 정말 단순히 정리해보자면 대부분의 학자들이 실학의 근대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실학이 조선후기의 새로운 학문사조였으며, 주자학보다 실용적이며, 현실개혁적인 학문 사조였음은 동의한다. 


결국 이전까지의 실학 연구는 근대성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실학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고, 근래의 실학 연구는 근대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역동적으로 조선후기의 변화상을 들여다보고 있다. 


필자 역시 근대성과 반주자학이라는 틀을 벗어던지면 더 풍부한 실학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근대사회를 지향한 것은 아니었으나, 실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사조는 주자학 일변도의 왕조 재건 방식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던 중에 피어난 것이었기에 일부의 주장처럼 실학이 아예 쓸모없지는 않았다. 


강상윤리만큼 민의 생활을 중시하고 보다 개혁적인 시책을 제시한 실학과 실학자들은 아직도 연구주제로써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