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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그에게 시집을 가렵니다. 저는 그의 청혼에 승낙을 해야만 합니다. 그는 제게 치욕스러웠던 과거를 벗겨 주고, 저의 명예로운 이름을 되돌려주고, 앞으로 닥쳐올 고난과 가난과 불행에서 저를 구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지금 생활에서는 제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제 박복한 운명에 대고 뭘 바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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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늙고, 볼품없고, 비전 없는 남자 '제부쉬낀'은 가난한 여인 '바르바라'를 사랑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둘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가정을 꾸리는 건 고사하고 제 한몸 건사하기도 힘든 남녀가 결혼하는 결말은 어느 독자라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4월 8일부터 9월 30일까지의 편지들은 예정된 파국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또한 이들의 사랑은 일방적으로 보인다. 남자의 과잉된 감정에 비해 여자의 태도는 다소 절제되어 있고 의례적이다.
물론 서로에 대한 연민과 인간적인 호감은 진실되어 보이지만 딱 거기까지다.
여자의 선택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눈치 없고, 융통성 없고, 돈 없는 복학생이 카톡 잘 받아주는 착한 신입생에게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형국이다.
이런 형세에서 늘 그렇듯 신입생은 차를 끌고 다니고, 근사한 식당을 데려가 주는 선배에게 넘어간다.
둘을 바라보며 복학생은 가슴이 미어진다......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반복된 스토리다.
이 '독거 노총각'이 만일 나중에라도 결혼한다면 그의 미래는 <죄와 벌>의 '마르멜라도프'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의 미래는 아무래도 어두워 보였다.
더 비극적인 건 뒤에 수록된 '석영중' 역자의 해설이었다.
두 남녀는 '문학'에 대한 얘기를 자주 주고 받는다.
그러나 남자는 3류 취향인데 반해 여자는 어릴 적에 나름 문학 교육을 받았기에 문학을 보는 눈이 있다.
끝내 남자는 물질적으로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가난'했던 것이다......
문체의 지옥도를 보여주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중에서 가장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읽은 책이다.
작가가 돈을 벌기 위해 마구잡이로 글을 써야 했던 후대의 작품이 아닌, '가난'을 겪기 전에 쓴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 입문작으론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귀한 감상문에는 추천을.
감사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잘 읽었어
감사합니다
본인 도끼 입문작이 가난한 사람들이었음
입문으로 제격인듯
도끼 작품답지 않은 깔끔함 덕에 베스트로 꼽는 작품. 이번 펀딩에도 5개 작품 안에 포함되는 거 보고 역시!라고 느꼈다. 후반기 5대 명작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괜찮은 작품인 건 맞음.
ㅇㅇ 이후의 대작들에 비해 볼륨감(?)은 덜하지만 나름 매력있고 잘 쓰인 작품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