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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치 않은 낯선 작가였다. 커트 보네거트가 말한대로 그의 작품은 파편적이다. 파편적인 이야기를 묶어 낸 것이 '갈라파고스'다. 러셀을 세계적인 철학 스타로 만들어 버린 논문에서, 러셀은 우리는 감각의 파편을 통해 사물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우리가 '책'을 인식할때 '책'이라는 그 자체를 인식하지 않는다. 오감을 통해 '책'을 느끼는 감각의 파편들을 종합해서 '책'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 책 갈라파고스가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은 파편적인 내용들이 모여 하나의 장편소설이 되었다.

 처음 커트 보네거트의 책을 접하면 조금 당황스러울 것이다. 소설의 시간적 순서가 무작위하게 되어있고 중간중간에 쓸때없는 독백이 끼여있기도 하다. 초반에는 물음표를 연발하게 된다. "아니 무슨 이딴 소설이 다 있지?" 에서 후반에는 "무슨 이런 상황에서 웃음이 나올수가 있지?" 라고 반응이 바뀐다. 그렇다 그는 블랙유머의 대가이다. 풍자와 해학, 그의 주특기이다. 블랙유머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바로 커트 보네거트를 찾아라. 당신들의 갈증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 이 결점을 감추기 위해 그는 대단한 연기자가 되어, 마치 모든 일에 열정적인 관심이 있는 양 자기자신까지 속였다

 

 

 인간의 대한 냉철한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그는 담담하게 얘기할 때도 있고 익살스럽게 말할때도 있다. 등장인물의 주변상황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우리의 삶의 방향이 일정치 않은 것 처럼 등장인물의 삶도 일정치 않게 설정한다. 최후를 정해놓아도 그 과정은 전혀 예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최후도 역시 블랙유머의 대상이 된다. 그의 강점은 유머에 있다. 묵직한 주제로 유머스럽게 풀어내는 재능은 모든 소설가들이 갖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 지도자란 것들이 한결같이 해도도 나침반도 없이 그저 사사건건 자존심이나 앞세우며 배를 몰아가는 이 배 선장 같으니 말이다.

 

…… 해서, 이제 우리 부자는 알아주는 이가 있든 없든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점에서 푸른발부비새를 닮았다. 아무래도 알아주는 이가 없을 것 같지만.

소설에서 많은 동식물들이 나온다. 커트 보네거트는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다. 인간의 최고의 무기 '뇌'를 비판한다. 그는 1백만년 후와 1백만년 전인 현재를 대비 아닌 대비를 시키면서 소설을 진행한다. 여기서 왜 내가 대비 아닌 대비라고 어정쩡하게 말했냐면, 위에서 말했다시피 중간중간에 쓸때없는 독백이 많다. 그리고 1백만년 후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처럼 툭툭 던진다. 보네거트한데는 그런 상세한 설명이 필요없다. 파편적인 글쓰기 방식인 그는 늘 파편만 우리한데 보여준다. 상상을 자극하는 것처럼 말이다.

……잊어버려! 그 친구, 어차피 베토벤9번 교향곡을 작곡한 재목은 아니었잖아.

애도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블랙유머이다. 이 문장이 매력을 알고싶으면 읽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