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의 실전 경영학

암흑세계 경험이 낳은 현대판 군주론

작가: 루이스 페란테 

출전분야: 비문학

유튜브에서 어느덧 유튜버가 된 전직 마피아들을 본 적이 있다. 공식적으로 19명을 죽인 감비노 패밀리의 부두목 <새미 그라바노>, 아버지를 이어 마피아가 된 콜롬보 패밀리의 부두목이자 사업 하나로만 주당 백만달러를 넘게 벌어들인 <마이클 프랜지즈>, 1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폭행하고 6명을 죽인 감비노 패밀리의 행동대원 <존 앨라이트> 등등. 그들은 이전의 영광과 과거의 추억을 떠들어대며 구독자들을 끌어모았다. 나는 처음에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 당당히 나와서 과거를 얘기하고 그들보다 선한 사람들을 상대로 인생의 조언을 하는가? 하지만 몇 개의 영상들을 보고 마피아 관련 책을 읽은 뒤 나는 생각을 좀 다르게 가지게 되었다.

처음으로 마이클 프랜지즈가 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를 읽은 뒤, 마피아 세계에도 규칙과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행동엔 대가가 따른다는 것도. 책은 본인의 경험이 담긴 실제 사례들과 함께 선하게 살라는 교훈을 제시해주려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 책은 별로 잘 쓰였다고 느끼지 못했다. 마피아의 실제 사례들은 놀라웠으나 저자가 그것들을 교훈과 연결하는 부분이 별로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읽게 된 책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은 처음 책을 펴는 순간부터 놀라움에 휩싸였다. 마피아 출신인 데다가 글과 관련한 학교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입이 떡 벌어졌다. 이 책은 작가의 필력이 훌륭함은 물론, 역사적인 사례들과 마피아의 실제 사례들을 들어 거기서 나온 교훈을 우리 인생에 적용할 수 있게 제시하는 것이 무척 훌륭했다. 장마다 그 장과 관련한 마피아의 발언이나 역사적 인물의 말들 혹은 책이나 영상에서 나온 유명한 글귀들을 적어주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작가 루이스 페란테는 유명한 감비노 패밀리 소속이었다. 그는 9년 가까이 감옥에서 수감 생활을 한다. 그동안, 그는 그런 삶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더 나은 삶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감옥에서 그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 글을 써보며 열심히 본인만의 필력을 완성해냈다. 감옥에서 나온 성공적으로 작가 데뷔를 하였고 그는 총 6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유튜브에서도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유명 언론사 ‘이코노미스트’에서는 그를 초청해 개인 강연 시간을 가졌고, ‘디스커버리’에서는 갱들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진행하였으며, 영화 ‘대부’의 기념 다큐멘터리에 알파치노 같은 유명 배우들과 함께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굉장한 흥미를 돋는 방식으로 서문을 연다. 그가 합법적인 삶을 살기로 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 그는 마피아의 삶이 아닌 세계에서는 선함으로 가득 찬 세계일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사회에서 마주한 것은 마피아 세계보다 더욱 교활한 세계였다고 한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죽이는 마피아들보다 번듯이 살아가는 사회를 마피아보다 더욱 교활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가 자동차를 사러 갔을 땐 광고에선 싸고 좋은 차를 내놓은 뒤, 좋지도 않은 비싼 차를 팔려 하고, 집을 샀을 땐 난방도 틀어주지 않아 참다 참다 집을 옮기려 했더니, 집주인은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으려고 핑계를 댔다고 한다. 그 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했을 때도 브로커들은 변동금리는 절대 오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그제서야 현실 세계가 마피아의 세계와 닮았으며 어떻게 보면 더욱 교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마피아 세계에서 배운 능력을 현실에서도 일부 사용하기로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가 공격적인 성향을 펼치자 현실에서 느꼈던 어려움이 사라지고 오히려 현실 세계에서 우위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 능력들이 일반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마피아들만의 문제 해결 방식과 처세 등을 모아 책에 담았다.

 

책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행동대원(일반 직원)을 위한 교훈, 지부장(중간급 관리자)을 위한 교훈, 두목(사장)을 위한 교훈. 하지만 모든 교훈은 특정 계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무얼 하건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교훈들이라고 느껴졌다.  

멈춰야 할 때를 알기, 야심을 숨기기, 적을 과소평가하지 말기, 인맥을 만들기, 통찰력을 가지기, 유연한 사고를 갖기,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 과거로부터 배우기, 아랫사람에게 친절하기, 미래를 대비하기, 운명의 주인이 되기 등 뜻깊은 교훈들이 많았다.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

1. 야심을 숨기기

-야심을 숨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적들은 당연히 막으려 들것이며, 같은 마피아 조직이건 같은 기업 내에서조차 능력 있는 아랫사람들을 질투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상대가 위협적으로 느껴지면 그 상대를 향해 온갖 방해를 한다.

마피아의 사례: 

1. 빈센트 지간떼는 제노비스 패밀리의 두목으로 FBI의 감시망을 피하고자 30년 동안 정신질환자 행세를 했다. 그는 파자마를 입고 길거리를 횡보했으며 주차요금 징수기에 말을 걸곤 했다.  

2. 필라델피아의 마피아 조직원 살바토레 테스타는 야심을 감추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필라델피아의 떠오르는 마피아 스타로 그의 이름이 기재되자, 필라델피아의 마피아 두목 스카포는 그를 즉시 해치워버린다.  

역사적 사례: 

로마의 황제 칼리굴라는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였다. 그의 행동에 질린 사람들은 칼리굴라를 처단한다. 그 뒤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것 같은 클라우디스를 황제로 세운다. 그가 몇 마디만 하면 사람들은 그를 무시하며 음식을 던져댔다. 하지만 클라우디스는 누구의 꼭두각시도 되지 않았고 13년 동안 로마를 훌륭하게 통치한다. 

2. 인맥을 만들기

- 어디에 있건 인맥은 중요한 요소다.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내가 아는 사람들이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피아의 사례: 

작가 루이스 페란테의 일화이다. 프릿치라는 일반인이 그에게 식료품 가게를 열기 위해 대출을 받겠다고 찾아왔다. 루이스는 그에게 대출해주며 식료품 가게 지분을 50% 달라고 하였다. 식료품 가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루이스는 지하실을 카지노로 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프릿치에게 카지노 동업을 제안한다. 공사가 끝나기 일주일 전, 프릿치는 사업을 혼자 차지하려는 생각으로 루이스를 경찰에 신고하고, 빌린 돈을 돌려줄 테니 동업을 하기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내비친다. 루이스는 그 뒤 인맥을 동원해 프릿치의 장인을 찾아낸다. 프릿치의 장인은 노름꾼이었고, 마피아와 관련있는 사람과 거래를 했다. 마피아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 장인에게 프릿치에게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고, 프릿치는 식료품 가게를 매각하고 돈을 갚은 뒤 경찰에 신고를 취하한다. 

3. 통찰력을 가지기

- 남들보다 앞선 사고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마피아건 사업가들이건 앞서는 생각들로 경쟁자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으며,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마피아의 사례:

1. 플로리다의 마피아 두목 트리피칸테는 카스트로 혁명 당시 쿠바를 떠난 망명자들이 마이애미에 자리 잡는 것을 보고 본부를 옮긴다. 그 뒤 마이애미에서 이윤을 독차지한다.

2. 마피아 두목 카를로스 마르셀로는 루이지애나에 자리를 잡고,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길옆에 위치한 땅을 헐값에 사들였다. 연방 정부의 고속도로 기금을 뜯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역사적 사례: 

금광 시대에 많은 사람이 금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만이 금을 찾아냈을 뿐, 대다수는 허탕을 쳤다.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곳에 잡화점을 차려 돈을 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작업복을 팔았고, 그 작업복은 훗날 리바이스 청바지의 전신이 된다. 

4. 아랫사람에게 친절하기

- 사람들의 친절에 보답하려 노력하면 늘 좋은 대가가 따른다. 마피아들은 마피아 조직 내에서 서열이 높은 조직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조직원들을 모아놓고 상을 차려 음식을 대접한다. 아랫사람들의 호의를 당연히 여기지 말고 늘 보답해야 한다.

마피아의 사례: 

도피 생활을 벌인 두 명의 마피아가 있었다. 시칠리아의 마피아 두목 베네데토 스페라의 부하들은 그가 붙잡히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그는 부하들에게 온갖 요구를 하고 부하들의 가족 앞에서 그를 함부로 다뤘다. 누군가 참지 못하고 그를 밀고 했고, 그는 경찰에게 잡힌다. 또 다른 두목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는 40년 동안 도망을 다녔다. 직접 부하들의 집에서 설1거지하고 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그도 역시 경찰에 잡혔지만, 그의 부하 중 아무도 그를 밀고 하지 않았다.

역사적 사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이 생의 본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가진 강렬한 본능 중 하나가 식욕이라고 했다. 식욕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들을 다스리는 두목 혹은 사장이 될 수 있다. 책에는 쓰여있지 않지만, 사마천 ‘사기’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화식열전에 따르면, 백성들은 정치엔 관심 없고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여, 그들을 배불리 먹여주는 사람들을 따른다는 것이다.

5. 운명의 주인이 되기

-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듯이, 사람은 변화하기로 한 그 순간부터 변화할 수 있다. 작가는 위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며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지에 정확한 목표를 찾아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마피아의 사례: 감비노 패밀리의 부두목 아니엘로 델라크로체는 사람을 죽이기 위하여 사제 옷차림을 하고서 오닐 신부라는 가명을 사용하였다. 시칠리아의 마피아 두목 베르나르도 프로벤자노는 주교관을 쓰고 띠까지 두른 채 주교복을 입고 위장하였다. 루체스 패밀리 소속 암살자는 암살하기 위해 의사 복장을 하고 병원을 잠입하였다.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하여 마피아들이 정체성을 위장 할 수 있다면 왜 영원히 정체성을 변화시키지 못하겠느냐고 작가는 말한다. 위에도 적었듯이 많은 전직 마피아들은 유튜버가 되어 합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의 작가도 마피아의 삶을 벗어나기 위하여 노력했으며, 작가가 되어 성공적으로 변화했다. 

역사적 사례: 레오 톨스토이의 자서전 ‘나의 고백’에선 톨스토이가 그의 죄들을 고백하며 참회하는 기록이 있다. “나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잃게 했다. 나는 문란한 여자들과 내키는 대로 사랑을 나눴다. 또 많은 사람을 속였다. 거짓말, 강도질, 온갖 지저분한 간통 행위, 폭음, 폭력, 살인, 이 모든 것이 내가 저지른 일이다. 이게 내 인생이었다.” 

 

이 밖에도 남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지 않기, 원칙을 지키기,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기 등 책 속에는 많은 교훈이 담겨있다. 마피아의 사례와 역사적 사례로 증명된 그 교훈들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아무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얻은 교훈들은 어느 형태의 삶이든 간에 빛을 발할 것이다. 

루이스 페란테가 쓴 이 책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웠다. 치명적이고 현실적인 자기 계발서이자 경영서이다. 오늘날의 군주론이라고 말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이다. 그가 ‘군주론’을 읽고 난 뒤, 여러 비지니스 관련 서적들이 전부 마키아벨리의 이야기들을 되풀이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면,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더 필요 없을 것이라고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