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음
S; 그레고리. 우린 절대 욕을 먹진 않을 거야.
G; 그렇지. 우리가 욕을 봐선 안 되니까.
S; 내 말은 역하면 칼을 뽑겠다는 뜻이지.
G; 음. 하지만 칼 맞을 일은 안 하는 게 좋아.
S; 난 화가 나면 재빨리 찌르는데.
G; 하지만 찌를 만큼 재빨리 화가 나진 않겠지.
S; 난 몬터규 집안의 개만 봐도 화가 나.
G; 화가 나면 움직이고 용감하면 서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넌 화가 나면 달아나는 거라고.
S; 난 그 집안의 개만 봐도 화가 나서 서 있을 거야! 몬터규네 하인이든 하녀든 난 깨끗한 담 쪽 길을 차지할 테야.
G; 그건 네가 약하다는 표시지. 가장 약한 자가 담 쪽으로 밀려나니까.
2 아침이슬
S; 그레고리. 정말. 이런 굴욕을 당하곤 못 살지.
G; 물론. 그러느니 아예 탄광 갱부를 하겠다.
S; 열을 받으면. 칼을 뽑아야 할 거 아닌가.
G; 아무렴. 목숨 부지하는 동안. 올가미에서 모가지를 빼내야 하고말고.
S; 난 그냥 곧장 쑤셔 버려. 성질나면.
G; 성질이 곧장 나는 성질이 아니라서 문제고.
S; 난 몬테규네 개만 봐도 성질이 나는 놈이야.
G; 자네가 성질난다는 건 그게 성질난다는 거. 용감하다는 건 그게 선다는 거라 문제고. 그러니 성질이 나면. 자네가 줄행랑을 놓는 거구 말이야.
S; 그 집 개를 보면 성질나서 서는 거지. 사내건 계집이건 몬테규네 것들한테는 깨끗한 담 쪽 길을 양보할 수 없거든.
G; 그건 기운이 약해 빠졌다는 얘기지. 가장 약한 자가 밀려나는 법이라는 속담도 있잖아.
3 을유
S; 그레고리. 맹세코 이런 모욕은 못 참겠어.
G; 안 되지. 그럼 석탄 장수가 되고 말 테니.
S; 내 말은. 화가 나면 칼을 뽑겠다는 거지.
G; 글쎄, 살아 있는 동안 교수형 올가미에서 목이나 뽑으시지.
S; 난 성이 났다 하면 재빨리 내리쳐.
G; 그런데 자네는 내리칠 만큼 재빨리 성이 안 나잖아.
S; 몬터규네 개만 봐도 성이 난다니까.
G; 성이 나면 움직이고, 용감하면 버티고 서는 법. 그러니 자네는 성이 나면 도망쳐 버릴걸.
S; 그 집 개만 봐도 난 성이 나서 선다니까. 몬터규 집안이면 연놈 할 것 없이 밀어붙이고 담벼락 쪽 길을 차지하겠어.
G; 그러니 자네가 못난 놈이지. 제일 약한 놈이 담 쪽으로 밀리게 마련이거든.
4 열린책들
S; 그레고리, 더러운 짓거리를 그냥 참아서는 절대 안돼.
G; 물론이지. 안 그러면 우린 더러운 인간이지.
S; 화를 돋우면 칼을 빼자는 말이야.
G; 그래. 살려면 교수대 올가미에서 목을 빼야지.
S; 흥분하게 하면 바로 덮쳐 버리겠어.
G; 넌 그렇게 빨리 흥분해서 덮치는 사람이 아니잖아.
S; 몬터규 집안이라면 개만 봐도 흥분하게 되는걸.
G; 흥분한다는 건 동요하는 거고, 용맹하다는 건 꼿꼿이 서 있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흥분한다면 도망치는 셈이지.
S; 그 집의 개만 봐도 불끈 선다니까. 몬터규네 하인 연놈들은 배수 도랑 쪽으로 밀치고, 벽 쪽 길을 내가 차지할 테야.
G; 그러면 네가 약해 빠진 거지. 약한 자들이 벽 쪽으로 가는 법이니까.
민음 - 첫줄부터 뭔 말인가 싶음
아침이슬 - 네번째 토막에서 그레고리 대사가 뭔 말인지 애매함
을유 - 전반적으로 삼손과 그레고리의 티키타카가 조화가 안됨
열린 - 갓벽 (번역자 재량인지 세번째 토막부터 은근한 성적 함의까지 띠고 있어서 더 재밌음)
근데 열린책들은 번역자가 제각각이라 복불복일듯. 로줄 번역한 도해자 선생님 번역은 확실히 좋네
동서로 읽었는데
문지는? 문지는?
기계적인 운율에 초점을 맞춘지라 아름다운 번역인진 잘 모르겠음. 그래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함
펭귄은?
아침이슬 원탑. 저 대화가 이해 안 되는 건 님이 순수한 영혼이라서 그런거임.
저 문장만큼이나 애매한 말씀이라 그건 잘 모르겠고.. 저것 말고도 열린이랑 문학과지성사 번역을 제외한 역본들은 의미를 너무 단정적으로 적어놔서 셰익스피어의 유희를 즐기려는 독자의 상상을 막는 경향이 있음.. 한마디로 독자가 셰익스피어의 의도를 떠올려가며 읽는게 아니라 심하게 걸러진 번역가들의 해석을 읽게 되는 격임
그 문장의 숨은 뜻을 상상해가며 읽는게 아니라 번역자가 이건 이뜻이야 하고 판결내린 문장을 읽게 되어버리니 셰익스피어를 순전히 스토리랑 1차원적인 서술로만 이해하는거고 그런 사람들이 셰익스피어 물로켓이라고 까게 되는거고 그러는거지..
아침이슬도 세 번째 토막부터 은근한 성적 함의를 띠고 있어요. 쑤셔버린다는 것은 강제로 범해버린다는 뜻이고, 그게 선다는 건 발기가 된다는 걸 의미해요. 다른 판본에 대한 비판은 공감해요.
셰익스피어 ㄷㅅㅂ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