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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씨 마을의 꿈

 

소설의 첫 장에서는 4개의 꿈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이는 모두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이 해몽한 꿈들이다. 술 맡은 관원장과 떡 맡은 관원장은 모두 파라오에게 죄를 지어 옥에 갇혔는데, 요셉은 전자는 사흘 만에 풀려나서 이전과 같이 파라오에게 잔을 들려주지만 후자는 사흘 만에 나무에 매달려서 새들이 그의 고기를 뜯어먹게 된다고 해몽했고 과연 그렇게 되었다. 이 두 꿈은 화자의 할아버지 딩수이양과 아버지 딩후이와 호응하게 된다. 딩수이양은 딩씨 마을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리게 한 매혈 우두머리의 아버지로서 마을 사람들의 괄시를 받지만 결국 아들을 때려죽임으로써 악을 벌하게 되고, 딩후이는 피를 팔고 마을 사람들을 속여서 부와 권력을 얻지만 결국 비참하게 죽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꿈은 딩씨 마을의 미래를 암시한다. 요셉은 파라오의 꿈에서 일곱의 좋은 암소와 일곱의 좋은 이삭은 칠 년의 풍작을 의미하고, 파리하고 흉한 일곱 소와 동풍에 말라 속이 빈 이삭은 칠 년의 흉작을 의미한다고 해몽한다. 딩씨 마을의 사람들은 피를 팔아서 마을에 시멘트길을 깔고 집을 벽돌집으로 바꾸는 풍요를 누리지만 결국 에이즈에 걸려 대부분의 사람이 죽고 마을은 망하고 만다.

 

이 소설은 인간의 미와 추, 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이게 인간인가? 고작 이런 것이 인간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딩유에진과 쟈껀주는 교장에 되기 위해서 음모를 꾸미며 딩수이양을 협박하고, 그들이 교장이 되어 새로 만든 일곱 규정―『동물농장의 칠계명을 생각나게 하는을 보면서 사람들은 좋아한다. 그러나 이 규정으로 인해 학교와 마을에서는 오히려 수상쩍은 일들이 훨씬 더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에이즈 환자들이 이런 규정에 오히려 찬성하고 좋아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딩수이양이 학교를 관리할 때에 병자들은 딩쭈이쭈이가 들려주는 우스운 이야기를 듣고 크게 웃고, 밥과 한약을 먹고 심심할 때에는 포커를 하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쟈껀주 일행의 규정에 동의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학교에서의 병자들의 작은 유토피아는 깨지게 된다. 더 나아가 학교의 기물들을 마을 사람들이 모두 가져가 버려서 학교는 폐허가 되고, 마을 주변의 나무는 사람들이 모두 베어가 버려서 딩씨 마을의 나무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 그런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사람들은 말하는 것이다; “맙소사, 이런 꼴이 되고 말다니…….”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이러한 추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이것 또한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름다움과 사랑 또한 이야기 곳곳에서 등장한다.

자오더취안은 딩유에진과 쟈껀주 일당에게 학교의 칠판을 가져가라고 배정을 받지만 죽음을 목전에 둔 심각한 상태의 몸으로 칠판을 끌고 딩수이양에게 가서 되돌려준다. 이것은 그냥 목판이 아니고 칠판이고, 에이즈가 지나가고 나면 학생들이 필요한 것이니 관으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만이 아니라 미래의 아이들 또한 생각하는 사람이다.

또한 둘째 삼촌 딩량에게서도 그러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분명 이상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학교에 모인 병자들이 양곡을 제출할 때 주머니 안에 돌을 넣어서 무게를 속인 사람 중 하나였다. 그 또한 형 딩후이를 따라서 피를 팔러 다니며 혈액 주머니의 용량을 속이고 비위생적인 채혈로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리는 데 일조한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와 링링의 사랑은 감동을 준다. 딩량과 링링은 서로를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른다. 그들은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지 십 년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의 사랑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사랑이다.

 

마지막 장에서 딩수이양은 폐허가 된 마을로 돌아와 잠을 자며 꿈을 꾼다. 그는 주변 수백 개의 마을이 딩씨 마을과 같이 사람도 없고, 문틀과 옷장과 상자 들을 모두 관을 만들기 위해 뜯어서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본다, 나무도 다 베어져서 벌거숭이가 된 일망무제의 평원을 본다. 또한 그는 어떤 여인이 손에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진흙을 묻혀 흔들어 인간을 만드는 모습을 본다. 버드나무가 흔들리자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평원을 새롭게 메우고 펄쩍펄쩍 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본다. 이 여인은 여와이다.

여와는 공공이 부주산에 머리를 박아 하늘과 땅이 기울어져 홍수가 일어나 사람들이 고통을 받자 오색 돌을 빚어서 하늘의 갈라진 곳을 메우고 거북의 다리를 잘라서 하늘을 떠받쳐 사람들을 구제했다고 한다. 여와는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고통을 구제하였다. 미래에는 딩씨 마을과 그를 넘어 세상 전체에 새로운 사람들이 나타나 아름다움과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옌롄커 소설은 그해 여름 끝, 사서와 이 책까지 세 권을 읽었는데 이 책이 제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