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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린 헌트, <무엇이 역사인가> - 소수집단의 관점에서 바라본 역사학

 

 

1.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각 장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1장에서는, 역사학에 가해지는 여러 위협을 독자에게 주지시킨다. 즉, SNS로 더 쉬워진 역사왜곡, 역사 교과서 논쟁, 비주류 계급에 대한 역사서술 논란, 역사교육과 애국심, 남부연합 리 장군 동상 철거 논쟁 등 많은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역사학이 여전히 “뜨거운” 학문임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다.


2장은 기초적인 역사학 지식을 평이하게 설명한다. 역사가 모든 사실을 담고 있지 않은 이유, 사료비판의 필요성, 사실과 해석의 차이 등을 이해하기 쉽게 제시한다.


3장 ‘역사와 정치’에서는 ‘역사가 학문으로서 연구/강의된 역사’를 되짚어보며, 그 과정에서 소수집단이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즉 여성/소수인종 학생들은 대학에서 역사교육을 받기 위해 많은 걸림돌을 해쳐나가야 했으며, 설사 공부를 마치고 학위를 받더라도 교수로서 대학에 자리잡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역사 연구/교육에서 이들이 배제됨으로써 역사서술에서도 이들의 역사는 배제되었다는 문제도 필자는 명시한다.


4장은 역사적 관점의 변화를 ‘세 가지 접근법’으로 요약한다. 첫 번째 물결은 ‘전형이 될 만한 사례 찾기’로 고대 그리스, 로마의 정치인들로부터 오늘날의 본보기가 될 만한 이들을 찾는 것이 예시이다. 두 번째 흐름은 ‘진보의 물결’로, 역사는 순환하지 않고 발전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세 번째 물결은 ‘전 지구적 접근법’인데, 최근에는 ‘지구사’라는 용어로 번역되고 있다. 지구사적 관점에서는 인간 외 생명체까지 고려하거나, 인간과 미생물 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등 모든 차원에서 지구의 역사를 살펴본다.

2.

 

이 책에서는 최신 역사학 이론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하고 있다. 그 실례로 ‘공공역사’, ‘지구사’, ‘유럽중심주의’ 등 최신 역사이론의 정의와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평자도 이 책을 접하기 전 이미 위키피디아 등을 통해 공공역사와 지구사를 이해해보려 했으나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본서에 소개된 공공역사와 지구사의 정의는 아주 명쾌했고, 사례를 통해 탁월한 이해를 도왔으며, 그에 대한 비판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분량에 이렇게 유용한 정보를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역사학자로서 필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3.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금까지도 여럿 강조했지만 예시를 아주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틀러 일기 조작 사건으로 사료비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역사학에서의 소수집단 배제 문제를 지적할 때에는 특정한 개인의 일생을 뒤따라가거거나 통계를 제시한다. 이처럼 풍부한 사례 덕에 독자는 쉽게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4.

 

다만 이 책의 단점은, 역사학/사학사를 소수집단에서 바라본 나머지 역사학의 주류 흐름은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이 책에서는 ‘정치사 - 사회사 - 문화사’로 이어지는 20세기 서양사학사의 변화양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만, 소수집단 출신 역사학자들만 소개할 뿐, 사회사 - 미시사의 대표 역사가들이라고 볼 수 있는 아날학파, 미시사, 일상사 역사학자들에 대한 서술은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사학사의 주된 흐름을 알아보고자 하는 독자는 다른 역사학/사학사 서적을 읽어야 할 것이다.


즉 이 책의 의의는 ‘소수집단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학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