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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레빈"이라는 제목으로 썼다면 어쩌면 흥행에 실패했을지 모를 불멸의 장편소설.


레빈이라는 캐릭터는 톨스토이의 페르소나로 추정되며, 자연인을 추구하는 철학자 귀족 캐릭터이다.


서두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독자라면 알 것이다.

안나 카레니나의 비중에 필적할 만큼 레빈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literally 상록수를 읽는 것마냥 재미없다.


하지만, 안나는? 감정의 선을 따라가면 악인(사회가 정의하는 상간녀라는 측면에서)을 숭배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 둘간의 교차점은 안나가 도발적으로 레빈의 관심을 끄는 곳에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레빈의 아내인 키티가 브론스키와 결혼 전에 썸을 탔다는 이유로 질투했기에, 안나가 벌인 작위적 도발.

그리고, 안나의 매력에 흔들려서 눈을 마주치지 못한 레빈.

나는 이 장면이 안나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묘사한 소설의 백미라고 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안나는 비극에 앞서 키티의 언니인 돌리를 보러 갔다가 키티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는 마침 부재 중인 레빈에게 안부를 전한다.


마침내 죽음으로 애정이 식어가는 브론스키와, 자신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그의 어머니와 사회에 대한 복수.


나는 패왕별희(천카이거 감독)우희가 패왕의 검을 뽑아 자결하는 장면을 연기하다 실제로 자살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사내아이로 태어나 여자의 마음을 지닌 뎨이가 그들이 함께한 경극을 통해 샤오러우의 칼에 의해 목숨을 끊듯이,

안나는 브론스키와 맺어준 기차에 몸을 던져 최후를 맞이한다.


안나는 결혼이라는 굴레에 갇혀 젊은 나날을 지내다가 일부일처제라는 신화 앞에서 온몸을 던져 항거한다.


(비슷한 유형의)안나의 친오빠인 오블론스키는 생을 이어가고, 브론스키는 자살과 다름없는 의용군에 자원입대한다.

그리고 무신론자였던 레빈은 신(神)에게 귀의한다.


톨스토이가 추구하는 이상은 지난날 그의 궤적에 따라 레빈이었다고 여겨지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안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제목에 있지 않는가?)


PS 결혼 전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결혼의 신화를 깨는 빨간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