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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소설: 돈키호테(특히 1권을 더)

돈키호테라는 인물의 초상, 산초와의 콤비, 여행길에서 벌어지는 각종 유머러스한 사건들, 이성의 자존심을 제멋대로 찌르며 삶 이면을 파헤치는 작가의 소설적 재능, 리얼리즘으로 오염되지 않은 우연적 전개들의 재치와 넘치지 않고 알맞은 따뜻한 결말들

재독할 때마다 이미 전개도 다 알아서 지루할텐데 하면서도 집어들면 어느새 재밌게 읽고 있다. 이 추세면 올해 스스로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문예 돈키호테일 듯



좋아하는 시: 이육사 - 광야

사실 시를 그렇게 많이 읽진 않았지만 읽을 때마다 감동을 주는 걸 꼽자면 광야가 원탑일 듯. 웅장하고 거대한 묘사부터 짧은 시연들에 담긴 서사적인 전개까지 하나의 서정시로 담기엔 너무 거대한 정신이다.

언어적 구사 능력은 서정주가 원탑이고 토속적 향취는 백석이 원탑일지라도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써 이육사를 꼽기에 부족하지 않다 생각. 조금만 더 오래 살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함. 그래서 국문학의 백마 탄 초인은 언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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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나온 김에 여름에 찍은 광야 시상지(윷판대) 보고 가라



좋아하는 희곡: 내공이 미천해서 아직....



좋아하는 작가: 밀란 쿤데라

소설이면 소설, 에세이면 에세이, 모든 저술들을 좋아하는 작가. 그냥 명작 소리 듣던 책들 아무거나 보던 상황에서 하나의 기준을 마련해주고 각종 해설과 평가를 전수해주고 가지고 있어야 할 심미안을 트이게 해주는 등 미학적 관점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기둥이 되어준 작가다. 어느 작품이든 읽고 있으면 쿤데라는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

개인적으로 예술은 물론 철학과 과학 등 많은 정보와 사상들은 나의 개인적 자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석의 틀로서 기능한다고 생각하고 있음. 전문가가 아닌 나의 입장에서 예술은 그런 틀 중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도구이고. 이러한 생각의 가장 기초가 된 것이 "소설은 인간 실존의 주제를 탐사하는 위대한 형식" 이라는 쿤데라의 말임.

물론 개론서로 짤막하게 판 가다머나 매킨타이어 같은 사람들 한테서도 사상적으로 많은 조언을 받았지만 결국 그런 것도 쿤데라가 밑바탕을 깔아줘서 가능했던 일. 내가 쿤데라를 버리게 된다면 미학적으로 사상적으로 모든 것이 뒤바뀔 아주 큰 사건을 겪고 정신을 송두리째 뒤집었다는 뜻도 될 듯

그니까 다들 쿤데라 전집 사세요



좋아하는 문학인: 괴테

굳이 작가와 문학인을 구분한 이유는 전자는 작품에, 후자는 사람에 더 집중한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음. 물론 난 괴테를 많이 읽어본 적은 없음. 젊은 베르터랑 시 몇 편, 서동 시집 정도.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정치 관료로 지내고, 각종 전문가들과 토론이 가능하고 때로는 조언까지 요청하는 교양 바탕에 뉴턴과 설전을 벌일 정도의 이과적 열정과 지식(틀렸지만), 세계에 대한 폭 넓은 인식과 자기만의 독특한 해석, 그리고 역사에 이름을 남길 위대한 작품들을 써낸 한 언어의 문학적 아버지라는 칭호까지, 이 거대한 위인은 사람으로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역사상 위대한 문인들을 고르자면 호메로스, 그리스 비극 3대장, 단테, 셰익스피어 등등 주루룩 나올텐데 난 그 중에서도 항상 괴테가 제일 끌렸음. 괴테 이전은 너무 오래전의 인물이라 까마득하다 해야하나. 근대 유럽 한복판에 존재했던 괴테는 시간적으로나 사상적으로나 친근함이 느껴져서 호감이다.

쿤데라는 에세이와 소설에서 괴테를 종종 언급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하던 말이 유럽 최고의 지성이라는 말임. 이건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하나는 내가 앞에서 언급한 의미에서고 다른 하나는 괴테처럼 저런 지성을 가질 수 있는 시기는 딱 괴테의 시대까지라는 안타까움의 의미임. 전문성의 시대에 더 이상 저런 만능 거인은 탄생하기 힘들다는 거지.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바라 괴테를 볼 때마다 그 거대함과 함께 닿을 수 없음에 허탈함이 느껴지고 그런 이상향스러운 면모 때문에 더 끌리게 된다고 생각함.

그리고 문인 중에서 드물게도 과오가 적지... 아마...? 80 먹고 아가씨한테 편지 보내며 추태 부렸다는 썰을 들었는데 그 정도면 문인치곤 양호한 편.... 일지도....? 암튼 이건 제보 부탁.

그니까 다들 서동시집 사세요. 마치 노년의 사상가가 잔잔한 조언을 운율로 전해주는 듯해 머리맡에 두고 매일밤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써놓고보니 존나 근본충이네 뭐의 근본만 좋아하는 듯 ㅋㅋㅋㅋㅋ

다들 댓글에 하나씩 써주고 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