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축제 에피소드는 로돌프와 엠마를 이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플로베르는 1853년 7월 15일자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오늘밤 중요한 축제 장면을 대략적으로 스케치했습니다. 엄청난 길이가 될 겁니다. 원고로 30페이지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이 책의 부차적인 인물들이 모두 등장해서 말하고 행동하는) 이 시골 박람회를 묘사하면서... 세세한 묘사와 무대 전면 사이에서 신사와 숙녀가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겁니다. 신사는 숙녀에게 자신의 매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의원은 엄숙한 연설 중간과 끝에, 내가 이미 거의 마무리한 글이 들어갈 겁니다. 오메가 쓴 신문기사인데, 그는 이 글에서 철학적이고 시적이고 진보적인 자신의 문체를 총동원해서 축제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30페이지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쓰는 데 석 달이 걸렸습니다. 플로베르는 9월 7일자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이렇게 어려울 수가... 힘든 부분입니다. 이 안에서 책 속의 모든 인물들이 뒤섞이며 사건이 벌어지고 대화가 오갑니다. 그리고... 커다란 풍경이 그들을 에워쌉니다. 내가 제대로 해낸다면, 진정한 교향곡처럼 보일 겁니다." 10월 12일자 편지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교향곡의 장점들을 문학으로 옮겨놓은 사례가 있다면 바로 이 장이 그것입니다. 많은 소리들이 가늘게 떨며 한데 어울릴 겁니다. 황소의 포효, 사랑의 속삭임, 정치가들의 말이 동시에 들려옵니다. 거기에 햇빛이 비추고, 바람이 불어와 크고 하얀 보닛을 흐트러뜨리고...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인물들간에 대비만으로 나는 극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냈습니다."
마담 보바리 2부 8장은 농업 박람회 혹은 공진회 장면을 묘사한 장임.
이 장면 진짜 문학 역사상 길이 남을 최고의 장면 이라고 생각함. 이렇듯 가끔씩 아니 자주 드러나는 플로베르의 향긋한 시적 향기들은 다른 고전 문학작품들에서 보편적으로 느껴지는 문자의 분위기가 안 느껴짐. 심지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은은한 로맨스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 리듬감... ㅋㅋㅋ 같은걸 내가 원문을 안 읽고서야 느낄 수 있겠냐만은 문자가 상황, 인물, 분위기에 녹아들어서... 활자와 작 중에서 묘사하는 이야기 및 표현들의 괴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 왜 플로베르를 음악적인 문법을 구사하는 작가라고 평하는 지 이 장을 읽고 깨달음.
플로베르의 수많은 인고, 노력, 퇴고와 음악적, 문학적 재능의 힘으로 그야말로 문학계 통틀어 다시는 안 나올 마담 보바리만의 언어적 분위기를 만들어낸 듯한 느낌임. 아예 다른 행성에서 태어나 지구로 옮겨진 이 작품은 어떤 의미로는 진정한 피라미드다.
리듬감, 운율 이런 걸 떠나서 저걸 뒤섞어 보여주는 서사와 문장 자체가 너무 쩔어서 번역으로도 만족 가능할 정도
이건... 띵정..
탈인간급 문장력
그 누가 그를 거부할 수 있을까?
해당 댓글은 삭제되었습니다.
톨스토이가 기차역에서, 스티븐슨이 변신하며 죽은 것과 상당히 비슷하군...
단순하게 뭘 비유할때 마다 그냥 오줌싸겠더라. 감탄이 끊기지 않음.. 진짜 새로운 독서경험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