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택배 박스를 뜯는다는 1차적인 행복부터

얇은 겉포장지를 살포시 걷어내면 드러나는 나의 소중한 책들


한 번 만져보면,양장이면 슥슥슥 거친듯 부드러우며 묵직한 느낌이 나고,

아니라면 더 부드러운 느낌에 책장을 넘긴 순간 온몸을 타고 흐르는 빳빳한 새책 느낌

흡사 게딱지가 벌어지듯이 "쩌억"하는 미미한 소리와 함께
열리는 환상의 문은 나만이 느껴볼 수 있다


그다음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코를 가까이 대어

책장을 빠르게 넘겨가며 책 내음을 맡아보면 이만큼 황홀한 체험이 따로 없다

나무가 무성한 숲 한가운데에 나 홀로 있는 느낌??또 살짝 섞인 인공적인 냄새까지


마지막으로 그 새 친구들을 내 옛 친구들 옆에 슬며시 꽂아넣으면 완성되는 하나의 더 큰 아름다운 그림


하지만 당장은 읽고 싶지 않다

오늘은 이만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내일 무엇부터,어디서 어떻게 읽을지 약간의 설렘 섞인 상상과 함께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