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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라고 해도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이라는 책의 반 챕터를 읽고 쓰는 거니 -2-는 나중의 이야기지 싶어요


아마 읽기 시작한 것이 9월달이었으니 2개월 가까이 지났네요


한 장 마다 읽고 생각에 남을 것을 적은 메모를 이곳에 남깁니다


11/9


틀뢴 - 

 사실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 걱정을 많이 하고 책을 펼쳤지만 예상은 빗겨 나가지 않았다.

틀뢴의 이야기-나에게는 의미를 가지지 못한 어려운 단어의 나열로 다가왔고, 그것은 지루함으로 이어졌다.

으레 지루한 책은 눈에 들어오지 않듯이 틀뢴의 장에서 약 두달간의 정체가 있었다. 특히나 우주의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 문장을 읽고 덮은 뒤, 다시 그 페이지 위로 올라가 쭉 내려 읽고, 막힌다 싶으면 다시 덮고, 또 다시 펴서 읽기를 반복하여... 어쩌면 읽기가 아니라 보기를 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나 틀뢴의 장에서 내 안에 변화를 주었던 것은 흐뢰니르의 파트. 아마도. 내 기억이 맞다면-틀뢴이 끝나기까지 2장만을 남긴, 그런 부분이었을 것인데 이 지루한 틀뢴이 끝난다는 기대감이었는지 어쩌면 무한히 복제되면서도 독립성을 가지는 개념에 대해 관심이 트였는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다.



알모타심으로의 접근 -

 이 장은 오기로 (나는 더 읽을 수 있어라는) 보게된 장인데, 이 장에서 내가 하나 느낀 점은 책 속에서 책의 리뷰를 하고 있구나! 라는 거다. 뭐? 이딴 것 밖에 못 느꼈다고?

당연히 저능아의 기억에 남은 게 있을리가 없잖아.



「돈키호테」, 메나르 -

 드디어 내가 '읽을 수 있다'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장에 도달한 것만 같았다. 이날 월급을 루팡하면서까지 이 장을 펼친 이유는 다름아닌 저능아에게 이런 책을 보도록 유혹한 독갤에대한 분노였을 것이다.

다행히 익숙한 돈키호테라는 제목에 이끌려 보아 내려간 것도 단숨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도 여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같은 초등학생 모드가 되었고, 조금만 이야기를 하자면, 글자하나 틀리지 않는 원고를 보고 이 차이점을 모르겠어?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작가의 이야기에 나는 그만 작품=작가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저능아를 낚으려는 함정인 걸 알지만서도 어쩌겠나. 모르면 낚여야지.




11/17


원형의 페허들 -

 이 부분도 조금 힘든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틀뢴으로 다져진 나의 시야는, 내가 이해하지 못할만한 단어의 나열들을 차례차례 삭제-생각하지도 않고 쳐내는 느낌으로 착실히 내려갔고, 의외로 아주 빠른 템포로 마지막 문장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끝낸 '독서'에는 너는 내 꿈이고, 나도 꿈이고, 아 씨발 꿈 이란 내용으로 나에게 남았으니 실로 저능아스러운 독서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부터 슬슬 내가 이 책을 붙들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바빌로니아 복권 -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파트(이 때까지 읽은 부분이겠지만)를 뽑으라고 한다면 여기가 아닐까. 처음의 베트, 알레프, 기멜은 저능아 답게 왜 등장했는지도 모르겠고 아직도 모르겠지마ㄴ, 처음으로 「나」라는 화자를 작가와 분리해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꽤나 유쾌한 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픽션을 픽션으로 읽을 수 있게 되는 그런 장이 아니었을까.

물론 이 이야기가 허무맹랑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의 좁쌀만한 이해력으로 알아 들은 게 맞다면 정해진 운명과도 같은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었던 것은 확실한데, 난 운명을 믿지 않진 않으니까.



허버트 케인 -

 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보는 내내 힘들었다. 내가 이 리뷰 형식의 장에 전혀 흥미를 가지지 못했던 것은-앞선 리뷰형태의 장에 비해서-단지 소재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을까.

비밀의 거울이 언급되는 부분부터는 이미 제정신을 붙ㄷ들지 못하고, 오만한 아마존은 오만한 땀냄새와 페로몬을 풍기는 우람한 아가씨로 보이는 지경에 이르러,

마음 산만한 키스가 문제가 아니라 산만한 내 정신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가장 충격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마지막의 원형의 페허들~부터가 아닐까.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는 있으나 왜?라는 의문형태다.

 아, 그리고 저자 주가 이렇게나 저주스러울지는 꿈에도 몰랐다. 저자의 주석은 오히려 저자의 목만 조르고 싶어질 뿐이었으니까.




11/19


바벨의 도서관-

 허버트케인으로 흐트러진 나의 원래부터 없던 집중력은 익히(어쩌면 이전에) 들어보았던 도서관에 집중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글자만을 보고있는 나에게 쓰러져가는(무너져내려가는) 난간에서 엉덩이를 까고 그 밑으로, 무한한 어둠속으로 운치를 뿌다닷 하는 이미지 밖에 전해주질 못하였다.

그 중 어느 육각형 진열실로부터 발생한 재채기가 만들어낸 우연한 바람이 무한하게 떨어지는 분해되기 전의 운치의 파편과 만나 또한, 우연히 펼쳐져있는 한 페이지에 쉼표와같이 붙는다면, 그 책은 유일한 책이 될 것이며 그 책을 가르키는 새로운 책이 생겨날 것이다...라고 바벨의 도서관의 내용은 이렇게 내 머릿속에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장에 연타로 나오는 저자주의 전후 내용에서는(글을 읽는 당신은 내가 쓰는 언어를 이해하는가?) 글 운치를 대량으로 싸놓고는 그 앞에서 이것도 못 읽어? 허접(메스가키 풍으로)이라고 지껄이는 작가가 떠올라 이미 뒤진 작가의 목을 조르고 싶어졌다.




11/20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

 작풍이 갑자기 달라지는 느낌이 들어 괜히 흥미가 동해, 끝까지 볼 수가 있었다. 이 장에 와서야 이 책 앞부분이 이야기 하는 것이 무한에 관한 이야기라고 어렴풋이 지레짐작할 수 있었고, 재미는 뒤지게 없었다. 기교들을 펼치는 건 아마 한참 뒤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