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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머리

뒤틀린 사상

강한 육체미



갤주 미시마 유키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는데

빡빡머리였던 나와 내 국사선생이 그것이다.

나는 부천에 위치한 공업고에 다녔는데 두발규정이 조금 빡셌다.

허나 그것이 사람을 너무 흉하게 만들지는 않았는데

어쨌든 적어도 봐줄만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게 했다.



학교 앞 미용실에서 구렛나루가 어떻고 뒷머리가 어떻고 설명하는 게 귀찮았던 나는 한가지 묘안을 냈는데

“xx공고 두발에 맞게 잘라주세요.” 라는 주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좆망했다.


그 미용원장이라는 녀석은 망설임 없이, 마치 존윅이 총에 탄약을 장전하는 거 마냥 면도기에 전원을 켜고 정말로 망설임 없이 그냥 내 뒷머리에서 정수리까지 밀어버렸다.

뭔가 잘못 되었다고 느꼈을 땐 이미 늦었던 것이다.

“이… 이기 뭐노?”
단 1초안에 일어난 일이 었건만 모든 걸 되돌리기에도 늦어버린 것이다.

(아마도 원장의 세상에서 두발규정이란 80년대에 머물러 있거나 80년대에 머물러야 옳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류의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예의 미시마 유키오의 빡빡머리처럼 되고야 말았다.


나는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단정함을 넘어 오히려 반항하냐 묻는 선생들과 “하하. 당신의 머리에 경의를 표합니다.” 라고 합장하는 같은 찐따 동류 친구들과 질 좋은 먹잇감을 발견한 일진무리가 입맛을 다시며 내게 다가오는 장면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우려하던대로 되었는데
일진 세명이 군대놀이를 하며 나의 기강을 잡았다.

“앉아. 일어나. 앉아. 일어나지마.”
“아니. 일어나지 말라고 했지 않았습니까?”
“제 말이 우습습니까?”

나는 가이거카운터 앞에 선 소녀의 불안과 같이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일진들의 뒷통수를 갈기며 국사 선생이 나타났다.

그 선생은 수능 국사 좆까 환단고기 동영상 보여주면서 대륙백제설을 수업시간에 가르치던 환빠였는데 칼날머리와 각진 안경에 체격은 강남 문신충 떡돼지를 연상케하는 사람이었다.

묻지도 않고 일진 한명 머리채를 잡은 채 무표정으로 뺨을 계속 후려쳤는데 한숨을 쉬며
“이런 새끼들이 흑치상치의 후손이라니…”
라며 중얼거리던 것은 나의 뇌리에 남아 오래동안 남아있는 기억이 되었다.

일진들을 물리쳐준 국사 선생 앞에서 나는
“따흐흑… 황근출 (가명) 스승님…”
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생은 길게 말하지 않았는데
“야. 니 실속은 니가 차려.”
라는 게 그것이었다.


나의 빡빡머리

선생의 뒤틀린 환단고기 사상

떡돼지의 육체미

어쩌면 나에게 미시마 유키오의 성질은 또라이이기에, 혹은 또라이라서 더 깊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반향의 가르침일지도 모른다.


미시마 유키오의 봄눈을 구입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