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선
강성은
우린 다 죽었지
그런데 우리가 죽었다는 걸 아무도 모른다
우린 이미 죽었어요
말해도 모른다
매일 갑판을 쓸고 물청소를 하고
죽은 쥐들과 생선, 서로의 시체를 바다로 던져버리고
태양을 본다
태양은 매일 뜨지
태양은 죽지 않아
밤이면 우리가 죽었다는 것을
죽음 이후에도 먹고 자고 울 수 있으며
울어도 바뀌는 건 없으며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검은 쌀과 검은 물과 검은 밤의 폭풍을 오래오래
이가 녹아 사라질 때까지 씹는다
침수와 참수와 잠수의 밤
언젠가 우린 같은 꿈을 꾸었지
아주 무서운 꿈이었는데
꿈에서 본 것을 설명할 수 없어
잠에서 깬 우리는 모두 울고 있었다
아침이면 다시 태양 아래 가득 쌓여 있는
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들
풍랑을 일으킨 거센 비바람은
누군가의 주문이었다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우리의 출항은 순조로워 보였는데
날씨는 맑았고
우리가 당도할 항구의 날씨는 더 맑고 따뜻했는데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나와 너의 그의 그녀의 너희의 그들의 우리의
아주 무서운 꿈속에서
그곳에 당도하기를
우린 아직도 바라고 있구나
이제 우리 자신이 무서운 바다의 일부인 줄도 모르고
Lo-fi? 책 제목이 이러네. 이거 읽으면 되냐
분위기 좋다..이런 뭔가 환상(?)적인 시 읽으려면 어떤걸 봐야함?
나도 문지사 시집 막 뒤져보다가 찾아낸 시인임..ㅋㅋㅋ 이 작가 시집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참 좋으니까 '단지 조금 이상한'이랑 'Lo-fi' 추천함
문지사가 문학과 지성이에요?
넹
좋은 시를 고르는 기준은 뭔가요?
그냥 내 마음에 드는 거
다크모드배려좀
ㅠ
와 나도 이 시 진짜 좋아해 ㅠㅠㅠ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