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면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음.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나

독후감상문 숙제 때문에 억지로 읽어본 게 전부임.

심지어 애들 많이 보던 만화책조차 안읽어봄.


그러던 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가

"취미가 뭐에요?" 라는 질문에 "독서요" 라고 대답하고 싶어졌다.


근데 쉬운 책 읽으면서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좀 웃긴 거 같아서

무작정 고전부터 찾아 읽었다.

민음사에서 나온 고전들...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도 내가 읽을 것이 '고전'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내가 뭐라도 된 듯한 뽕이 차오르더라.

물론, 당연히 내용이 머리에 안들어오고 졸려서 포기했으~


그런데 그 뽕이 덜 빠져서

쉬운 책 안찾고 또 철학책을 뒤적거렸음.

철학에 대해 완전 문외한이지만

학교 다닐 때 잠깐 들어본 쇼펜하우어의 강렬한 인상이 떠오르더라.

헤이아치 컷 머리에 멋드러진 수염, 그리고 유쾌하면서도 강렬한 눈빛...

거기다가 뭔 소린진 모르겠지만 간지나는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는 선언ㅋㅋ

바로 그 양반 책 찾아서 읽어봤는데

10장도 못넘기고 포기함ㅋㅋ


주제 파악도 못하고 아무렇게나 달려들다가 지쳐서

좀 쉬운 거 찾아볼까 했지만

아직 뽕이 덜빠진 나는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재면서 책을 못골랐음.

그러던 와중에 천일야화라는 책이 눈에 들어오더라.

어라? 천일야화? 굉장히 유명한 책이고 어째보면 고전 같은 거 아닌가?

그래서 딱 들어서 읽어봤다.


근데 생각했던거랑 다르게 내용이 굉장히 쉽고 재밌더라.

안에 삽화도 있어서 상상하기도 쉬웠고

무엇보다 책 안읽던 나를 5, 6시간씩 앉아서 책을 읽게 만들었다.

이 요망한 셰에라자드가 계속 사람을 감질나게 만들더라ㅋㅋ


그래서 내 첫 독서여행의 시작은 바로 천일야화다.

아직도 읽고 있고, 허영심 버리고 내 수준에 맞게 읽어나가려고 함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