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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누구도 외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한 부분이다.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내려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진다.


모래벌이 씻겨나가도 마찬가지다.


그대와 그대 친구들의 땅이 쓸려내려가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서 울린다.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으로 더 유명한 존 던(1572~1631)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아무런 배경 없이 보더라도 사람을 외따로 살아갈 수 없는 섬에 비유해


타인의 죽음이 곧 나의 줄어듦이라는, 보편적 인류애의 중요성을 훌륭히 은유한 시란 걸 알 수 있음



그런데 섬과 땅 얘기하다 나오는 종 이야기는 좀 뜬금없고 이해가 안될 텐데


당시 존 던이 살았던 17세기 영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뜻으로 교회당에서 종을 울렸음.


그래서 귀족들은 종소리가 울리면 누가 죽었는지 알기 위해


하인을 보냈는데, 이는 장례식에 참여해야 될 만큼 높은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한 거였음



이런 귀족들의 풍습이 시인이자 목사였던 존 던의 눈에


좋게 보일 리가 없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서 울린다."라는 명구절이 나왔던 거임




고전 시, 세계 최고의 시 100선 같은 걸 봤는데 좋은 글인 건 알겠지만


솔직히 그렇게 대단한가? 별 감흥을 못 느껴 난 시의 재능이 없나 좌절한 적이 한 두번쯤은 있을거임.


시는 압축의 미를 극대화한 문학 형식인 이상,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지 못하면 온전히 즐기기 참 어려움. 반대로 말하면 시를 못 즐긴 이유는


시의 재능이 없거나 감수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배경지식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서 그럴 가능성이 높음



그러니 시가 어렵다면 찬찬히 배경지식부터 즐겨보는 걸 추천함. 단 몇 문장으로


수십 줄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봇물 터지듯 한 번에 밀려오는 느낌은


시가 주는 최고의 경험이고, 그건 분명 포기하기 아까운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