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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를 스캔했나. 책 날개에 있는 저자소개와 프롤로그를 읽으면 든 생각이다. 저자 문윤석 판사는 요령껏 사회생활을 잘 해나가지만, 잔 돌리기를 싫어하고, 눈치와 겉치레가 한국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특히 술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문제가 된다. 점점 술문화가 바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술을 잘먹는 사람이 못 먹는 사람보다 유리한 사회다. 특히나 남자에게 술은, 초면에 친해지기 어려운 중년 남성들간의 심리적 벽을 허물수 있는 쉽고도 강력한 도구다. 사회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중년들의 스킨십을 가능케 하는 술은 한국사회에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SNS다. (물론 술을 먹어야만 사회생활을 잘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전통 SNS를 잘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성공 방정식이다. 나는 이걸 못하는 인간이고 저자도 이걸 버거워 하니 책에 흥미가 당기지 않겠는가?
저자는 88학번이다. 1987년이 지난 당시에도 매일 데모가 일어났다. 그러나 저자는 운동권에 동조하지 않는다. 도무지 중국, 소련, 북한과 같은 곳에서는 살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헤비메탈을 듣고, 일본 만화를 탐독하고 싶은데 저 국가들에서 그랬다간 당장 사상검증을 받아야 한다. 물론 그도 황석영 선생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읽었고, 시대의 부조리를 깨달았다. 그러나 행동하지 못한다. 그는 고백한다. ‘나는 그저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할 의지까지는 없었던 거다.’ 이 책의 매력은 저자의 자기성찰에 있다. 그리고 이 성찰은 평범한 사람들과 궤를 같이한다. 나였을지라도 그 당시 데모하고 행동했을까 자문했을때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다. 마음과 머리는 잘못됐다는 건 알지만, 자기 손에 든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저자의 자기고백에 자기마음을 들킨 것 마냥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다.
책의 주요 내용은 이토록 솔직한 한 ‘합리적 개인주의자’의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이다. 진단이라고 말하면 좀 거창하고 저자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겠지만, 진단이라고 하고 싶다. 아주 날카롭고도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우치지 않았다. 사례 하나만 소개해야겠다.
저자는 사회학자 오찬호 선생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을 소개한다. 대학 인권 수업시간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요구 이슈에 대해서 2/3이상 학생은 이렇게 반응한다. ‘처우 개선과 정규직 전환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입사할 때는 비정규직으로 채용되었으면서 갑자기 정규직 하겠다고 떼쓰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위인 것 같다.’ ‘남들 몇 년씩 어렵게 준비해서 토익 900점 넘기고 어렵게 공사 들어가는데 정직원을 넘보는건 도둑놈 심보라고 볼 수 있죠? 정직원 되고 싶으시면 시험을 치고 정정당당하게 들어가십시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은 20대가 자기계발에 열중하고, 스펙에 열광하면, 취직에 목숨을 걸고 있고, 그로 인해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대해 저자 문유석은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20대의 문제에 접근한다. 지금의 20대의 문제는 그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모든 생물의 특징은 적응의 관점에서 봐야하며 지금의 20대는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선택한 것 뿐이라는 것이다. 취직 안되는 사회에서 취직을 추구하는건 당연하다. 정의가 없는 사회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 386세대에는 정의가 없었고 그래서 정의를 추구한거고, 지금의 세대는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하니 그에 집중할 따름이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지금 불행하고 비참한 처지에 있는 젊은이 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일이다.
에세이가 잘팔리는 경우는 대부분 유명인사의 책일때다. 이 책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사람의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2015년 9월 23일에 출간되서 2018년 3월 9일에 29쇄 까지 나왔으니. 어찌보면 비겁자라고 손가락질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자기고백의 책. 그러나 그의 시각은 균형잡히고 냉철하되 따뜻함을 잃지 않았다. 많이 팔릴만한 책이다. 추천 드린다.
며칠전 네이버 책.문화 판에 떠서 봤는데 저자가 가진 개인주의에 대한 생각이 내 생각이랑도 많이 부합하더라고. 근데 후반으로갈수록 개인주의랑 관계없이 그냥 에세이로 바뀌어서 맥빠지던 기억이 있넹
리뷰 좋다
문유석판사의 생각이야 우리세대에선 보편적인데 윗세대사람이 이해하기는 어려울텐데 저렇게 이해해주니 고맙네 어쩌면 그시대 사람중에 애초부터 아싸감성이었어서 가능했을수도..
별로...
추천은 못하겠더라. 그냥 읽고 넘어가는 책. - dc App
나도 괜찮게 읽었던 책. 중앙일보에 연재하던 글이라 개인주의와 관계없는 글이 섞여있긴 한데 공감되는 부분이 상당부분 있긴 했음. 근데 저자 본인이 기득권인데 자긴 기득권들과는 다르다는 걸 매번 반복해서 상기하는게 좀 별로긴 했음. 문학을 읽어야 되는 이유가 있던 챕터가 기억에 남긴 하더라
좋습니다 좋아
개추
첫 댓 나도 공감. 초반엔 정말 즐겁게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주제와 상관없는 다른 글 그냥 끼워팔기 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