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7번 글 (링크 1) (링크 2) (링크 3)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적어 서운했습니다. 그래도 칭찬 한마디 덕에 고래가 되어 춤출 수 있었습니다. (링크)

 

<이방인>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작품이지만 그만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독자도 많은 작품입니다. 또 이해한 것 같으면서도 계속 읽다보면 또 다르게 보이는 보석 같은 작품입니다. 저도 여전히 콜타르를 태양의 심벌즈 소리를 뫼르소를 이해해가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 이해를 돕는 텍스트들이 있습니다. <알베르 카뮈 전집 2>에 함께 실린 <작가수첩1><시지프 신화>가 그것입니다. <칼리굴라><카뮈-그르니에 서한집>, <오해>까지 더한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예컨대 <이방인>의 감옥 속 신문기사는 <오해>에서 성체가 되어 등장합니다. <이방인>을 보고나면 말을 줄여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오해>까지 보고 나면 정말 그것이 맞는지 확신이 안 서게 됩니다. 물론 여러 작가의 작품들이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카뮈의 경우 그 정도가 더 강합니다. 단순히 연결되어 있는 걸 넘어 서로 끌어당기는가 하면 격렬하게 맞부딪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카뮈 전집을 추천합니다. 독후감에서도 밝혔듯, <이방인><시지프 신화>, <작가수첩>을 각각의 도서로 읽는 것과 <알베르 카뮈 전집2>라는 책 안에서 한 번에 만나는 것은 전혀 다른 체험입니다. 여러분께서도 꼭 그 재미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전집은 깁니다. 전집을 읽는다는 것은 한 시절을 그 작가의 세계 속에서 보내는 일입니다. 일상적인 일들도 작품 속 상황과 연결되어 보이고, 곁들여 읽는 책들에서도 그 작품과 관련된 구석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올 여름과 가을을 카뮈 속에서 보냈습니다. 아마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번 독후감을 쓰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분량을 지키는 일이었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세 줄만 쓰거나, 삼십 장을 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덟 페이지만에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에 힘들었습니다. <시지프 신화><작가수첩>의 구절들을 통해 <이방인>을 더 다뤄보고 싶었는데 분량상 충분히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경우 <이방인>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부분이 언급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음에도 다 말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지중해의 위와 아래, 카잔차키스의 묘비명과 시지프 신화, 자연사/자살/살인의 도식, 필멸의 실현 등 각각 풀어보면 재밌는 얘기들이 많았는데 참 아쉽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외에도 <60년대식>,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날개> 등 다른 작품들도 연결지어 이야기해보고 싶었는데 분량 때문에 포기해야 해서 아쉬웠습니다.

 

저는 책을 보며 떠오른 생각들을 기록하긴 하지만, 독후감은 쓰지 않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안 쓸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글에서는 제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나열하기가 어려운 까닭입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책을 소개할 생각도 없고 설득할 의지도 없기에 굳이 독후감을 게시하고 공유하지 않습니다. 특히 고전들의 경우 이미 수많은 해석과 리뷰가 나와 있어 같은 소리를 하는 건 무의미하다 느껴 더더욱 독후감을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통해 아주 오랜만에 독후감을 써볼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다는 자신을 가진다는 것, 다른 견해를 가진 독자를 설득하는 것, 주어진 분량 속에서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곳에 독후감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만약 아직 <이방인>이나 <시지프 신화>, <작가수첩>을 읽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내년 여름에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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