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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갑인 젊은 여성 생물학 전공자가 반려 햄스터의 죽음 이후에 마음을 추스르며 쓴 책이다. 귀여운 표지 디자인에 끌리기도 했고, 나도 반려 햄스터와 이별했던 경험이 있어서 저자와 묘한 동질감을 느껴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었는데 마침 교보 샘 무제한에 풀려 읽었다. 분량이 적고 저자가 글을 재미있게 잘 써서 가볍게 금방 읽었다.

반려 햄스터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갖고서 죽음이라는 개념의 생물학적 의미와 사회학적인 의미 양쪽 측면에 대해 고찰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리고 죽음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관습과 태도 그리고 장례 문화에 대하여 환경주의자의 입장에서 쓴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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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반부에서는 죽음과 노화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의 최신 성과, 오래 사는 신기한 동식물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다룬다. 개인적으로 버섯의 생활사에 대한 정보는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버섯은 자실체라고 부르는 버섯의 생식 기관에 불과하고, 버섯의 본체는 식물체의 뿌리처럼 땅속 깊숙이 숨어있는 균사와 이 균사들의 덩어리인 균사체라고 한다. 이 균사체는 더 습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지역에서 새 버섯을 낸다고 한다. 미국의 한 숲에선 면적이 900헥타르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균사체가 발견됐는데, 2400살이나 묵은 단일 개체였다고 한다. 놀라운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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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후반부에서 죽음을 다루는 우리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시신은 관에 담아 매장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서구 장례식은 자연에도 별로 좋지 않을뿐더러,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검은 옷을 입고 울적한 마음으로 서 있을 것을 생각하니 싫단다.

오늘날 사람들은 동물 사체건 사람 사체건 전부 관에 넣어서 땅속 깊이 매장하거나 화장해 버려서 사체가 부족해졌고, 때문에 사람이 사는 도시 인근에선 사체를 기반으로 돌아가던 생태계들이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면서 티베트처럼 매장지와 땔감이 부족한 지역에서 시신을 독수리나 까마귀 등 새에게 먹이는 방식으로 치러지던 조장(鳥葬)이 저자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장례라고 한다.

저자는 과학을 좋아하고 햄스터를 기르며 선호하는 매장 방식까지 나와 닮았다. 나도 과학을 좋아하고 햄스터를 길렀으며, 이전에 메리 로치의 유쾌한 책인 「인체 재활용」을 읽고서 내 몸을 관속에서 무의미하게 썩히거나 태워 없앨 바에는 연구용으로 기증하고자 마음먹었었는데, 그 이전에는 수목장을 희망했었다. 숲속의 한 나무 밑에 누워 내 몸의 양분을 여러 벌레와 동물들과 나누며 나는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고 내 몸에 찾아온 여러 생명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싶다. 나 역시 저자처럼 이런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아주 아름답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인터넷에서 젊은 친구들 사이에 본인이 게임이나 스포츠를 하면서 찍은 멋진 플레이 영상을 본인 장례식때 틀어준다는 "생전 고인의 개쩌는 플레이" 밈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저자의 희망처럼 앞으로 우리나라도 장례 문화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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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좀 있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나이에 이런 번듯한 책을 써 낸 저자가 존경스럽다. 나도 언젠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