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녘에 사내 하나가 땅에 구멍을 뚫음으로써 평야 위를 나아가고 있다. 그는 쇠막대의 두 손잡이를 잡고선 구멍에 박아넣어 속의 돌을 점화하며 한 구멍씩 신이 그곳에 두신 바위를 불타오르게 한다.
사내의 뒤로 뼈를 찾는 이들과 찾지 않는 이들이 평야를 떠돌고 있어 여명 속에서 주춤주춤 걷는 모습이 탈진기의 재깍거림에 메여 움직이는 것과 비슷해 있지도 아니한 조심성과 숙고를 품고 있는 듯 싶으며 이들이 건너가는 구멍들의 족적은 보이는 세계의 끝자락 너머로 이어짐에 이는 무언가의 연속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어떤 법칙의 증명, 나열이나 인과의 작용처럼 보임으로 마치 각개의 온전하고 둥근 구멍이 그 전의 구멍에 존재를 빚진 듯 뼈와 그 뼈를 찾아 나선 이들과 그렇지 아니한 이들이 있는 마른 초원 위로 이어진다.
사내는 구멍에 불을 지피고선 쇠막대를 뽑는다. 이윽고 사람들은 다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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