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자리에서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다.
차가운 눈 기운이 흘러 들어왔다.
처녀는 창문 가득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듯,
"역장님, 역장님--"
등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으며 온 남자는, 목도리로 콧등까지 감싸고
귀는 모자에 달린 털가죽을 내려 덮고 있었다.
벌써 저게 추워졌나 하고 시마무라가 밖을 내다보니,
철도의 관사인 듯한 가건물이 산기슭에 을씨년스럽게 흩어져 있을 뿐,
하얀 눈 빛은 거기까지 채 닿기도 전에 어둠에 삼켜지고 있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도입부
분위기 장난없음
설국 진짜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