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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민, <조공원정대>


2009년, 한 출판사의 신인작가 공모전에서 7개의 단편을 제출하여 싹쓸이게 가깝게 3편을 수상해버린 배상민이란 작가가 있다.

이 책은 그 작가의 수상작을 포함한 8편의 단편이 실린 첫 단편집이다. 


첫번째 단편 <안녕 할리>을 읽고나서 든 느낌은 "괜찮네." 를 넘어서 "오 이정도면 잘 쓴 소설인걸" 이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은 8개의 단편 중 6개가 결국 비슷한 구조의 비슷한 상황의 비슷한 등장인물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뇌절에 뇌절에 뇌절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호감은 급격히 식었다. 


내가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단순한 도식화다. 

모든 이야기가 배경은 달리 하지만, 결국 자신이 스스로 꾼 꿈이던, 남들이 자신에게 걸었던 기대던

높았던 이상과 그 이상을 결코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의 격차에서 방황하고 좌절하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뭔가 지금의 상황이 내가 결코 바란 적이 없는 상황이고, 

그리고 그런 상황에 내몰린게 내가 남들에 비해 뭔가 심하게 잘못 살았기 때문인거 같지도 않은데

게다가 그래서 지금의 이런 상황을 빠져나오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사실 무엇을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이미 상실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그럼에도어쨌든 삶은 계속되어아 하고, 나는 삶에 질질 끌려가야 하고

뭐 그런 익숙한 이야기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익숙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이상과 현실의 대비를 강조하는데, 그게 한두 편 읽을 때는 뭐 괜찮네 싶다가도

계속해서 그런 이야기를 읽으니 질리더라.


뭐 그래도 마냥 우중충한 이야기는 아니고, 나름 시니컬한 박민규식 유머도 눈쌀이 찌뿌려지지 않는 수준으로

제법 자연스럽게 구사할 줄 알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입담도 지금와서는 좀 전형적으로 보이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괜찮아서 술술 읽히는 책이다


그러니까, 단편을 하나씩 읽으면 읽을만 한데, 아니 재밌는 편인데

그걸 모아 놓으니까 구려지는 그런 아쉬운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