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소피의 일기감상

 

이 책을 읽으면서 직전에 읽은 루쉰의 소설집에 나온 <죽음을 슬퍼하며>가 생각이 났다. 그 책에서 쯔쥔은 연애를 하면서 나는 나 자신의 것이니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는 선언을 하고 반대를 무릅쓰고 쥐안성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쥐안성은 이 일로 인해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지만 취직할 수 없게 되며 생계가 막막해진다. 결국 쥐안성은 이러한 사회적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쯔쥔과 이혼하고, 쯔쥔은 앞길에는 오로지 자녀의 채권자인 아버지의 뜨거운 해같은 위엄과 주위 사람들의 서리보다 차가운 눈초리뿐인 신세가 되어 친가로 돌아가서 죽게 된다.

 

이와 같은 예시는 이 책에서 소피의 언니 윈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윈 언니는 연애를 통해 남자를 만나 결혼하지만 결국 일찍 죽고 만다. 당시에 자유연애는 외부의 억압에 굴하지 않고 오직 자신 내면의 감정에만 따르는 행위로서 전통에 대한 비판 행위로 칭송을 받았다. 그렇지만 실상은 연애를 통해 봉건적인 억압에 저항한다고 해도 여성에게 장밋빛 미래가 기다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결혼을 한다면 기다리는 것은 속박뿐이고 묘비조차 없는 무덤밖에 없는 것이다. 소피는 링지스와 키스를 하고 나서 자신에 대한 경멸감을 느끼고 마는데 이는 쾌락을 좇는 것도 여의치 않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 매우 답답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렇지만 소피가 처한 상황, 연애도 답이 아니고 결혼도 선택할 수 없는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오는 좌절감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