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 서적은 기본적으로 수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수식을 최대한 배제하려 합니다.

그런 다음 개념을 설명하려 하다보니 실제와는 조금 다른, 어떻게 말하면 약간의 왜곡도 들어간 개념을 소개하게 됩니다.

어차피 그 정도의 미세한 왜곡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은 수준이라 딱히 문제는 없습니다.

상대성이론의 쌍둥이 역설을 이야기하면서 꼭 민코프스키 공간에서의 계산을 얘기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문제는 수학을 교양과학의 방식으로 전달하려 할 때 생깁니다.


수학은 언제나 수를 필요로 했고, 근대 이후 대수학이 완전히 자리잡으며 수식은 수학에 있어서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수식이 없더라도 수학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 사람들이 천재적인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이라 가능한 것 뿐입니다.

수식은 그런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지 못한 이들이 개념에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다리와도 같은 것이죠.

수식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과연 전자에 속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솔직히 좀 문제가 많다고 보이는 책입니다.

조선 시대의 수학자들의 대화를 중간중간에 넣고, 삽화를 넣고, 갈루아와 다른 수학자들의 일화를 넣어서 흥미를 돋우는 점은 좋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내용물에 있어서 그 설명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갈루아 이론을 일반인에게 설명한다는 목적을 수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래도 최소한, 기본적인 대수학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 어필을 하더라도, 그 책에서 필요한 대수학적 지식들에 대해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수학에 조금 관심이 있어 현대대수학을 아주 약간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인지라 굳이 책에서 다시 한 번 설명을 할 필요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과연 어떨까 싶습니다. 대수학 교과서를 옆에 두고 읽어야 하는 교양서적이라면 교양서적일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다음엔 여기에서 생략된 수식들과 엄밀하게 주제를 다뤘다는 대칭: 갈루아 이론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