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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위대한 프란츠 카프카와 아이리스 카프카의 기묘한 관계



필자는 재야의 여고생 "제임스초이스"이다.



최근까지 대학 입시 준비 때문에 독갤에 거의 들어오지 못했었는데,



공부하면서 독갤이 종종 생각났던 걸 보면, 독갤 오빠들과의 소통이 필자에게 알게 모르게 즐거운 일이었던 듯하다.



오늘은 모더니즘 문학을 좋아하고 카프카를 좋아하는 독갤러들이 이상하게 지나쳐 가는 작가인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1777년에 태어나 1811년 34세의 나이로 유부녀와 함께 권총 자살한 클라이스트는 프로이센의 전통적 군인-지주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클라이스트가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되고 명예로운" 성씨들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유서 깊은 군인 가문이었는데,



실제로 히틀러 밑에서 복무한 장군들 중 '기동의 대가', '기갑의 클라이스트' 라는 별명이 붙었던 <파울 루트비히 에발트 폰 클라이스트>는 육군 원수까지 승진했던 바 있다.



이런 군인 가문에서 태어난 클라이스트는 자연히 프로이센 사관학교에 입학해서 어린 나이에 전쟁에 참전하기까지 했다가



보장된 출세의 길을 저버리고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전역한다.



클라이스트가 저버린 이 군인의 길이 얼마나 보장된 출세 코스였는가는, 사관학교 시절에 어울렸던 그의 친한 친구들이



하나같이 고위직에 올랐고, 몇몇은 육군 참모총장이었던가, 어쨌든 군부 최고위직까지 승진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클라이스트가 이런 길을 저버린 끝에 "클라이스트 가문의 수치"가 되어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유부녀와 동반자살하기까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이다.



클라이스트가 왜 중요한 작가인가? - 독문학에서 클라이스트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매우 특이한 것인데,



슈바이크의 평에 따르면 그는 "고전주의도 아니요, 낭만주의도 아닌, 과도기적인 이상한 시대에 활동한 이상한 인물"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 독문학사에서 클라이스트는 현대성의 총화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독일문학사'의 저자 마르티니의 클라이스트에 대한 평가는 한 편의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멋진 것인데,



독갤러 오빠들이 한번씩 읽어보길 바란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50859&cid=60603&categoryId=60603&expCategoryId=60603



클라이스트 자체가 너무나 드라마틱한 정신과 재능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그를 평하는 말들도 대단히 극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몇몇 멋진 예시를 살펴보자.



"독일의 고전주의, 우리들의 최고의 교양의 시기가 꽃피게 된다 ······ 그러나 이것이 사실은 클라이스트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미적인 척도를 일체 거부하는 그 작품에서 —" - 토마스 만



"예술적·정치적·물질적 불만이 누적되어 인생에 절망한 끝에, 불치병을 앓고 있던 유부녀 포겔과 함께 포츠담 근교 호반에서 권총으로 자살하였다. '일체(一切) 아니면 무(無)'라는 격렬한 성격으로 일관된 그의 비극적 생애는, 고전주의로도 낭만주의로도 분류할 수 없는 그의 독자적 문학의 강렬함, 예리함과 상징적인 관련을 이룬다. 낭만적·무구속적인 격정과 냉정, 명확한 조형의사(造形意思)와의 불가사의한 융합을 성취함하여 독일 시인의 최고의 위치를 점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클라이스트 [Bernd Heinrich Wilhelm von Kleist] (두산백과)"



"그의 소설의 선구자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밖에 없다. 소설은 그에게 있어서 비극적 드라마의 자매였다.......그는 절대적이며 초월적인 이념이라는 위안을 알지 못했다. 그의 비극은 현재 주어져 있는 이 현실을 피할 수 없다는 새로운 경험에서 성립된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그는 고전주의뿐 아니라 여러 가지 경향이 결합되어 있는 낭만파와도 유리되어, 새로운 시대에 속해 있는 인간임을 증명했고, 또 새로운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성을 그 시대의 어느 시인에게서도 볼 수 없는 엄숙한 태도로 체험한 것이다. 클라이스트도 횔더린의 신화의 고지()가 그러했듯이, 그 시대를 초월하여 말했던 것이다.

(독일문학사, 1989. 4. 1., 프란츠 마르티니, 황현수)



클라이스트는 약 10년 정도의 창작 기간 동안 8편의 단편 소설과 8편의 희곡, 그 외 잡다한 소품들을 남겼는데,



이 얼마 안 되는 작품들만으로 독문학에 있어 현대성의 총화, 현대성의 화신, 마신적 천재의 위치를 점하였다.



장편 소설도 하나 썼다고 전해지는데, 자살 전에 원고를 스스로 파기했으리라고 추측되기도 하고,



클라이스트의 자살 후 출판업자의 집에 보관되어 있던 원고가 하녀의 부주의로 소실되었다는 말도 있다.



클라이스트를 자세히 분석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기에(리얼리즘 소설의 선구자, 독일 최고의 극작가, 실존주의의 선구자 등등),



오늘은 카프카 문학에 미친 클라이스트의 영향에 대해서만 간략히 논하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카프카는 독문학사에서 "클라이스트의 위대한 아들"이라고 불릴 정도로 클라이스트에게서 심오하고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마르티니는 "클라이스트 소설의 선구자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밖에 없다"고 평했는데,



클라이스트를 연결 고리로 카프카는 세르반테스와 연결되며, 그러므로 카프카 문학에 있어 풍자와 유머는 생각보다 매우 본질적인 요소이다.



세르반테스-클라이스트-카프카라는 유럽 문학의 어떤 기묘한 한 계보가 완성되고 있다.



이 계보의 특성들 중 하나는, 인간 실존의 한계적이고 부조리한 측면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 계보 속에서 '세계와 개인 간의 분열'은 가장 강렬하게 다루어졌다.



물론 카프카랑 세르반테스가 클라이스트를 사이에 두고 직접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뚜렷이 관찰하기는 힘들지만,



한계에 다다른 실존의 돈 키호테적 부조리의 일례로 카프카 인물의 "제스쳐들"은 대단히 과장적이고 풍자적이다.



카프카가 사람 행동 묘사하는 부분들을 보면 거의 마임과 같은 느낌을 주는 면이 있다.



그리고 카프카는 클라이스트를 직접 계승하면서도 클라이스트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면모들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런 면에서 카프카 문학은 본질적으로 풍자적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사실 클라이스트를 읽지 않으면 카프카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



클라이스트의 인물 행동 묘사가 극단적으로 극적이라서 어떤 기묘한 정중동의 상태를 드러낸다면,



(이런 정신적 '극치'의 표현을 근거로 츠바이크는 클라이스트를 도스토예프스키와 묶어서 분석한다)



카프카의 인물 행동 묘사는 그러한 극적 성질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실존 속 드라마의 성립 불가능성을 표현하는 부조리를 구성하고 있다.



즉 클라이스트가 드라마티즘의 극단에서 세계가 허물어지고 인간 실존의 허우적거림이 드러나는 순간들을 포착한다면,



카프카는 클라이스트의 그러한 '실존의 허우적거림'과 같은 것을 직접 계승했는데,



단, 그것은 거꾸로 뒤집힌 채로 계승되었던 것이다.



<성>, <소송>, 그밖에 카프카 작품들의 기본 구조에서 드러나는 드라마티즘의 순수한 역전, 의미 있는 행위의 불가능성으로 인한 실존의 부조리, 허우적거림의 반복은



클라이스트를 올바로 이해한 뒤에야 비로소 그 진정한 악몽의 성격을 드러낸다.



솔직히 말해서 필자에게는, 클라이스트를 읽다 보면 카프카가 그렇게 신화적으로까지 독창적인 작가는 아니었다고 생각되는 듯하다.



독문학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는 클라이스트이며, 카프카는 클라이스트 세계의 한 파편을 떼어다 풍자적으로, 부조리하게 극대화시킨 듯한 인상을 준다.



문체론적으로도 카프카는 클라이스트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있다.



카프카 문체의 트레이드마크인 "무한한 부정(문장들이 부정을 통해 제자리걸음하며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클라이스트의 단편들과 소품들 속에서 그 신비를 엿볼 수 있으며 ,



(진리의 인식 불가능성, 진실에 대한 도달 불가능성은 클라이스트의 가장 본질적이며 충격적인 테마들 중 하나였다)



카프카 문체 특유의 견고하고 건조하고 딱딱하면서도 꿈 같은 성질의 유래를 그가 법학 박사였다는 전기적 사실에서 찾는 것은 매우 나이브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카프카의 문체는 통상적으로 츠바이크가 "무쇠 같은 견고한 문체"라고 경탄했던 클라이스트의 소설 언어에서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카프카가 법학 박사여서 그의 문체가 그런 성질을 갖게 되었다는 순진한 해석보다는, 이쪽이 훨씬 더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클라이스트의 추천 번역본은,



우선 클라이스트 전공자인 배중환 선생님이 번역한 클라이스트 단편 전집 및 소품집인 "칠레의 지진(세종출판사)"이 최고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 번역본은 문학성과 가독성을 모두 잡은 매우 훌륭한 번역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이 옛날에 절판되어 현재는 매우 구하기 힘들게 되었으므로,



그 대안으로 "미하엘 콜하스(창비)"를 고려할 수 있다.



이 번역본은 무난하게 읽을 수 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지만, 공을 많이 들여 번역해 괜찮은 텍스트로 느껴졌다.



그리고 독일 3대 희극 중 하나인 "깨어진 항아리(성신여자대학교출판부)"도 그렇게 좋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번역을 보여준다.



그리고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비극들 중 하나인 "펜테질레아(미디어버스)"는 꼭 읽어보아야 한다.



라삐율 선생님이 번역하셨는데, 이 판본은 작품을 떠나서 번역 자체가 매우 훌륭하다.(클라이스트의 격렬한 비극 언어를 최대한 그대로 옮긴 실험적이고 장인적인 번역이다)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고 중고가가 4만원에 달해 있는데,



트위터 @Lappiyul로 라삐율 선생님에게 직접 dm 문의하면



남은 재고를 원가+배송비에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몇 권이 남아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럼 오빠들, 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