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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은 사랑을 할 수 없는 자가 가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 이바노프가 어디서부터 우수와 절망이라는 그물 안에서 허우적댄걸까? 체호프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는 2막과 3막 사이에 일주일, 3막과 4막 사이에 1년이라는 시간을 집어넣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등장인물들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지는 것은 이바노프의 아내인 안나의 건강과 생사의 문제다.

의사 리포프와 레베네프는 정의감 또는 동정심으로 그를 설득한다. 안나와 샤샤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욕망을 따라 움직인다. 이바노프의 욕망이 거세되었다고 볼 순 없다. 그는 샤샤의 말을 듣고 그녀에게 키스하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주 레베네프의 집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샤샤와 재혼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수는 없다. 이바노프는 자신의 삶이 끊임없는 내리막길이라 판단하기 때문에...

이바노프의 독백처럼 들리는 절규는 일품이였다. 체호프는 환상이 아닌 현실에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결박된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내가 본 체호프의 첫 장막극인데 개인적으로 최고로 치는 체호프의 단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내기>와 맞먹는 작품인 것 같다. 다시 독서를 하는 즐거움을 얻은 것 같다.